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사진=REUTERS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사진=REUTERS
뉴욕증시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에 일제히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2% 내린 3만7753.3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58% 떨어진 5022.21을, 나스닥지수는 1.15% 빠진 1만5683.37에 거래를 마쳤다.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이 금리인하 시점 후퇴를 예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포럼에서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 달성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분명히 주지 못했다"며 "그런 확신을 달성하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당장은 노동시장의 강세와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 진전을 고려할 때 제약적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시간을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는 오는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대부분 철회했으며,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1~2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7월 FOMC에서 금리를 0.25%p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46%, 9월에는 그 가능성을 72%가량 반영 중이다.

이날 Fed는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2월 말부터 균형적으로 소폭 확장됐다"고 밝혔다. 12개 관할지역 중 10개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소폭(slight) 또는 완만한(modest) 성장세를 보였다.

직전 베이지북에서는 경제 활동이 성장세를 나타낸 지역이 8개였는데 이번엔 2개가 더 늘었다.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베이지북은 오는 30일에서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종목별로는 기술주 하락폭이 컸다. 엔비디아는 3.87%,.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1.12% 각각 내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0.81%, 0.66% 밀렸다. 넷플릭스도 0.62%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560억달러(약 77조6000억원) 규모 보상 패키지 지급을 재추진 중인 테슬라는 1.06% 떨어졌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한 후 17.45% 치솟았다.

전날 급등했던 국채 금리는 진정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bp(1bp=0.01%포인트) 내린 4.5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bp 하락한 4.93%선에서 움직였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보다 2.67달러(3.1%) 내린 배럴당 82.69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73달러(3%) 하락한 87.29달러로 마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