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달 4% 이상 떨어진 가운데 음식료주가 5% 이상 오르며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증시 조정이 2분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 기간 음식료주를 피난처로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 4% 떨어졌는데…홀로 '입맛' 도는 음식료株
빙그레는 18일 0.93% 오른 6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가 월초 대비 19.23% 상승했다. 동원F&B(14.39%), CJ제일제당(12.93%), 대상(7.22%), 농심(3.12%), 하이트진로(2.94%) 등 다른 음식료 종목도 이 기간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 음식료품지수는 5.3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18%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음식료주는 주가 조정기에 방어주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경기가 나빠져도 실적이 비교적 견조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이런 특성이 반영돼 주가가 코스피지수와 반대로 움직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물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느낀 피로감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주요 소비재 기업 중 가격 인상을 발표한 사례는 없었고, 이달에는 이마트 노브랜드가 ‘라면한그릇’ 5개 세트 가격을 8년 만에 220원 인상한 게 전부다.

음식료주 중에서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상향 조정되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주가가 10% 이상 오른 동원F&B의 최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32억원을 기록, 1개월 전 대비 5.9% 높아졌다. 하이트진로(5.11%), 대상(3.30%), CJ제일제당(1.50%) 등 이달 주가가 오른 다른 종목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개월 전 대비 상향 조정됐다.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섰던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것도 호재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이익구조를 꾸준히 개선했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음식료주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