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개 추가하면 KBO 개인 통산 공동 1위, 2개 치면 신기록
'홈런 대기록 앞둔' 최정 "빨리 쳐서,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저도 빨리 쳐서,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습니다.

"
대기록을 앞둔 최정(37·SSG 랜더스)의 솔직한 속내다.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최정은 "조용히 야구하고 싶다"고 씩 웃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한 지는 꽤 됐지만, 최정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걸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KBO 홈런 1위=이승엽'이라는 공식을 깨는 주인공 자리를 예약한 터라 자신을 향해 관심이 쏟아지는 상황을 이해하기도 한다.

최정은 지난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벌인 kt wiz와 방문 경기에서 7회와 9회 연타석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홈런을 466개로 늘렸다.

홈런 한 개를 추가하면 최정은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KBO 통산 홈런 기록(467개)과 타이를 이루고, 또 한 개의 아치를 더 그리면 신기록을 세운다.

2013년 6월 20일 이승엽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352번째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선 뒤 10년 넘게 이 부문 1위에는 이승엽 감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빠르면 이날 최정이 KBO 통산 홈런 기록의 새 주인이 될 수도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훈련을 마친 최정을 향해 "오늘 두 개 쳐서, 신기록을 세우라"고 덕담했다.

SSG 구단 관계자는 최정을 만나 '홈런 신기록을 세웠을 때 일정'을 간단히 설명했다.

SSG 구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정 선수의 468번째 홈런공을 잡은 팬께 '2024-2025 라이브존 시즌권 2매, 최정 친필 사인 배트와 선수단 사인 대형 로고볼, 140만원 상당의 이마트 온라인 상품권, 스타벅스 음료 1년 무료 이용권, 조선호텔 75만원 숙박권을 드린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홈런 대기록 앞둔' 최정 "빨리 쳐서,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이렇게 SSG 랜더스필드에는 '신기록 기운'이 가득하다.

최정은 "하루에 홈런 두 개를 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14일 kt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니까, 주위가 더 분주해지는 것 같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최정도 빨리 기록을 세우고 싶어 한다.

최정은 "평소에는 기록에 관해서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데, 지금 분위기는 다르니까…. 빨리 기록을 세워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나는 정말 조용하게 야구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고민도 생겼다.

최정은 "내가 기록을 세웠는데 팀이 패하면,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어렵다"며 "이런 상상을 하면 더 압박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자신을 향한 뜨거운 시선에 압박감을 느끼고, 괜한 고민도 생겼지만, 타격감은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최정은 "지난 주말 kt와의 3연전(12∼14일)을 앞두고 타격 자세에 미세한 변화를 줬는데, 첫날(12일)에는 안타 2개가 나왔지만 마음에 드는 타구가 아니었다.

14일 홈런 두 개를 쳤을 때는 타구 질에도 만족했다"며 "타격감은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차례 "최대한 조용히 넘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정은 조용하게 넘어갈 수 없는 기록을 세울 선수다.

마침 SSG는 이번 주에 홈 6연전을 벌인다.

'최정의 신기록을 기다리는 열기'로 SSG랜더스필드가 달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