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를 '전쟁 특수'로…정유·해운·방산주 강세
하락장에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도 강세 '눈길'
[마켓톺] "위기가 곧 기회" 어쨌든 갈 종목은 간다
국내 증시는 15일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 위기 속에 크게 출렁거렸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정유, 해운, 방산 등 일부 종목은 오히려 '전쟁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정유주인 한국석유와 흥구석유가 이날 오전 한때 2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 각각 16.02%, 7.40%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GS(2.29%), E1(1.99%), S-Oil(1.65%), 극동유화(1.12%) 등도 상승한 종목들이다.

이날 전체 업종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전기가스업(3.77%)에서도 에너지 관련 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가스공사와 대성에너지는 각각 6.69%, 5.66%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들 정유 및 에너지 종목 강세에 대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하면서 유가 강세가 이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확전 시 원유 및 가스 가격의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유가 상승은 시장에 부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실적 상승을 유발해 정유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해운주 중에서는 흥아해운이 4.79% 올랐고, 팬오션(1.73%)과 HMM(0.65%), 대한해운(0.32%)도 강세를 보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많은 해운사들이 홍해 및 수에즈 운하 주변 대신 아프리카 남단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변경할 것"이라며 "거리 및 시간 증가에 유가 상승까지 겹쳐 비용이 증가하겠지만 운항 효율성의 심각한 감소는 강력한 운임 인상 효과를 내는 만큼 해운사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위산업 관련 종목들 역시 수주 증가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

한화오션과 한국항공우주, STX엔진이 각각 4.04%, 2.67%, 2.54% 올랐다.

한화(1.68%)와 SNT모티브(1.00%), HD한국조선해양(0.43%), LIG넥스원(0.18%) 등도 호조를 보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전선이 넓어지는 미국의 선택에 따른 우리나라 방산업체의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긴장 고조는 인근 국가들의 군비 증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 방산 시장에서 우리와 경합 중인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생산 차질을 빚거나 자국 소요분을 우선 생산할 경우 주요 경합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에 유리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날 업종 중에서는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한 음식료품(1.54%)도 강세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업종에서는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CJ제일제당(3.82%)과 빙그레(5.45%)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