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대구 최원권 감독 "책임지려면 지금은 버텨야"

적지서 인천과 1-1로 비겨 어렵게 탈꼴찌…대전 제치고 11위
"세징야·에드가 없어 위기…욕 먹어도 사랑하는 팀 위해 버티려"

올 시즌 초반 고전하는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의 최원권 감독은 성적 부진 속 사령탑의 사퇴가 마냥 팀을 위한 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전반 21분 김동민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대구는 후반 8분 요시노의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바셀루스를 중심으로 공세를 폈으나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고, 인천과 나란히 승점 1만 나눠 가졌다.

1승 3무 3패가 된 대구(승점 6)는 어렵게 대전하나시티즌(승점 5)을 제치고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최근 부진한 팀 성적에 가장 질타받는 인물은 사령탑인 최 감독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대구 팬들은 '실언실인(失言失人) 최원권 감독'이라는 걸개를 꺼내 들었다.

문구 중 '감독' 글자에는 빨간색 X 표시가 돼 있어 팬들의 불만을 짐작케 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팬들의 이런 반응을) 감내하려고 한다.

대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이렇게 격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감독인 내가 싫으실 것 같다.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내가 책임을 지고 조금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FC와 원정 경기 때도 (팬들께) '사퇴하는 게 더 쉽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새 감독님이 오신다 해도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는 정도겠다"며 "지금 내가 욕을 많이 먹더라도 사랑하는 대구를 위해 더 버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팀에 도움이 안 된다면 언제든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 있다"며 "정말 죄송하다.

기분 좋게 (집에) 돌아가게 해드려야 하는데 책임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에이스 세징야, 에드가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 '엄청난 위기'라고 진단했다.

지난 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다친 세징야는 3·4주, 에드가는 2·3주간 이탈이 예상된다.

최 감독은 "참 어렵다.

분명한 사실은 엄청난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정말 팀이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무책임하기 싫어서 더 노력하려 한다.

세징야, 에드가 핑계를 대지는 않겠다"며 "이 선수들은 당분간 못 돌아온다.

이미 지나간 상황이고, 오늘 어린 선수들을 통해 희망을 봤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17일 코리아컵 3라운드를 치른 후, 21일 대전과 리그 8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이번 라운드 최하위로 떨어진 대전도 대구처럼 고전하고 있다.

최 감독은 "대전과 우리가 밑에 있지만 매 경기 마지막이라 생각한다"며 "코리아컵을 당장 포기할 수 없다.

코리아컵도, 대전도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