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의장 / 쿠팡 제공
김범석 쿠팡 의장 / 쿠팡 제공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강자 쿠팡이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린다. 지난해 말 기준 1400만명에 달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한 상황에서 쇼핑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식 배달까지 제공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상에 나선 모습이다.

신규 회원 13일부터 와우멤버십 7890원…기존 회원 8월부터

사진=한경 DB
사진=한경 DB
쿠팡은 와우 멤버십 월정액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변경한다고 12일 밝혔다.

변경된 요금은 오는 13일부터 멤버십에 신규 가입하는 회원에 대해 적용된다. 기존 회원은 순차적으로 안내한 후 오는 8월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쿠팡은 가격 인상분을 고려해도 와우 멤버십이 월정액 요금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쿠팡은 익일 및 당일배송인 '로켓배송'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무료 반품과 해외 직접구매(직구), 무료 반품과 온라인동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배달앱 '쿠팡이츠' 무료배달 등 ‘5무(無)’ 혜택을 포함해 10가지 이상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달부터 와우 회원 혜택으로 10% 할인 대신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을 추가한 점, 국내 주요 OTT 멤버십 서비스의 월요금과 비교해 ‘반값’ 이하에 이용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OTT 멤버십의 최대 월 요금인 1만7000원의 절반 수준으로 쇼핑부터 엔터테인먼트, 음식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을 앞세웠다.
자료=쿠팡
자료=쿠팡
쿠팡에 따르면 와우 멤버십 이용 고객 중 수백만명은 무료 로켓배송(건당 배송비 3000원), 무료 반품(건당 5000원), 무료 해외직구(건당 2500원), 와우 전용 상품 할인으로 월 평균 8만원, 연평균 100만원 가량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3년간 멤버십으로 3000만원 넘는 할인과 비용절약 혜택을 누린 회원도 있다는 게 쿠팡의 주장이다.

쿠팡은 향후 와우 멤버십 회원이 추가적 콘텐츠와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OTT 쿠팡플레이는 최근 박찬욱 감독의 신작 시리즈 '동조자'의 국내 독점 공개를 발표했고, 지난달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에 이어 올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한국에 초청해 경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1400만 달하는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 이탈 없을까

사진=쿠팡풀필먼트서비스
사진=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이 와우 멤버십 월정액 요금 인상을 결정한 것은 약 2년4개월 만이다. 앞서 멤버십 가격을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 점을 고려하면 3년새 약 3배로 오르는 셈이다.

와우 멤버십은 그동안 유통가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유료회원제 서비스로 꼽혀 앞서 쿠팡이 2021년 약 72% 인상 당시에도 가입자는 크게 이탈하지 않았고, 되레 지난해 말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1400만명에 달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우 회원은 쿠팡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지난해 소매시장 내 쿠팡의 점유율(8.5%)보다 한국 인구 중 쿠팡의 유료 멤버십을 이용하는 비중(27.3%)이 더 높다는 점에 비춰 지난해 신규 와우 멤버회원 증가 폭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가격 및 배송, OTT 콘텐츠 경쟁력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할인 등을 고려하면 충성고객이 이탈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쌓인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원뿐 아니라 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입한 활성고객 수도 증가세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활성고객 수는 2100만명으로 1년 전(1811만5000명)보다 16% 뛰었다. 이는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분기 고객증가율이다. 충성고객 1인당 씀씀이도 상승세다. 지난해 4분기 고객 1인당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오른 41만1600원(312달러)으로 집계됐다. 특히 각 연도 고객집단이 다음해 지출을 평균 15% 늘리는 경향도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와우 멤버십이 회원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자평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