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경기에 뛰어야 행복…기회 준 SSG서 즐겁게 뛴다"
'4할 포수' 이지영 "SSG서 행복야구…현실적 목표는 타율 0.290"
프로야구 SSG 랜더스 더그아웃에서는 늘 베테랑 포수 이지영(38)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숭용(53) SSG 감독은 "이지영 덕에 포수 고민이 없어졌다"며 "원래 주 3회 정도 이지영을 내보낼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4회, 5회 출전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SSG 에이스 김광현도 "지영이 형은 경험이 많은 포수 아닌가.

볼 배합에 대한 생각도 비슷해서 정말 편하게 던진다"며 "최근에는 공격력까지 좋아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지영도 SSG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이지영은 "야구 선수는 경기에 출전해야 재미를 느끼지 않나"라고 되물으며 "출전 기회가 늘어나 행복하다.

팀을 위해 조형우(22)가 성장해야 하지만, 내가 출전해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는 것도 형우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즐겁게 경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지영은 원소속 구단 키움 히어로즈와 2년 총 4억원에 계약한 뒤 SSG에 트레이드되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태로 이적했다.

'4할 포수' 이지영 "SSG서 행복야구…현실적 목표는 타율 0.290"
실제 협상은 SSG와 했다.

이지영이 가장 바라는 건 '경기에 뛸 수 있는 환경'이었다.

젊은 포수가 많은 키움에서는 이지영에게 기회가 자주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이지영은 키움에서 87경기만 출전했다.

SSG로 이적하며 이지영은 "선수는 경기에 출전해야 행복감을 느낀다"며 "열심히 훈련하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3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 선발 포수로 이지영을 택했고, 이후에도 이지영을 주전 포수로 쓰고 있다.

이지영은 10일까지 109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130이닝의 박동원(LG 트윈스)에 이은 '포수 이닝' 2위다.

타석에서도 이지영은 맹활약 중이다.

이지영은 규정 타석(50타석)에 타석 4개가 부족해 공식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타율 0.409(46타수 44타수 18안타)의 고감도 타격감을 뽐냈다.

10일 인천 키움전에서도 6회 1타점 좌익수 쪽 2루타, 7회 1타점 중전 안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8-4 승리에 공헌했다.

'4할 포수' 이지영 "SSG서 행복야구…현실적 목표는 타율 0.290"
이숭용 감독은 "지금 이지영의 타격감이 정말 좋다"며 "이럴 땐 계속 믿고 써야 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지영도 "나는 경기에 자주 출전하는 게 좋다"고 거듭 강조하며 "지금은 체력적인 문제도 없어서 경기력이 계속 올라오는 느낌"이라고 화답했다.

물론 이지영은 시즌 끝까지 타율 4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타격은 팀에 마이너스가 되지만 않길 바라지만, 내심 내 통산 타율(0.281)보다 조금 높은 2할대 후반, 0.290 정도는 쳤으면 좋겠다"고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2월 스프링캠프를 치를 때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SSG 젊은 투수들과도 이제 많이 가까워졌다.

이지영은 "후배 투수들과 장난을 많이 친다.

경기 중에는 투수가 최대한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며 "투수들과도 신뢰가 쌓이는 것 같아서, 정말 좋다"고 했다.

'출전 기회'를 찾아 SSG에 둥지를 튼 이지영은 곳곳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