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 생성형 AI 활용 사례. 자료=KB증권
금융분야 생성형 AI 활용 사례. 자료=KB증권
'범용 인공지능'(AGI) 모델 태동기에 들어선 가운데 최근에는 산업에 특화한 전문 '대규모언어모델'(LLM) 시대가 열렸다. KB증권은 이른바 '파괴적인 혁신'을 이뤄낼 AGI 수혜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가온칩스를 제시했다.

11일 이 증권사 김동원 연구원은 "AI 언어 모델 성능을 측정해 순위를 도출하고 평가하는 '금융 전문 LLM 리더보드'까지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LLM 리더보드는 누구나 자신이 개발한 생성형 AI(LLM 모델)를 등록하고 다른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앞서 지난 8일 LLM 솔루션 기업인 올거나이즈는 AI 모델이 한국의 금융 용어(약어 포함) 이해 여부, 복잡한 추론에 특화된 정도, 수치와 트렌드가 강조된 표·차트 등에 대한 이해도의 잣대를 중심으로 각 모델들을 평가하고 경쟁시키는 ‘금융 전문 LLM 리더보드’를 공개했다. 현재 약 10개의 생성형 AI가 경쟁 중이다.

국내 법조계에서도 법률 용어에 특화한 AI 모델 활용이 주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미국 등 선진국의 리걸테크(법률+기술)와 비슷한 AI 모델이 여럿 개발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산업 전문 LLM의 등장으로 AI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짚었다. 클라우드 확대와 데이터 센터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금융이나 법률과 같은 산업 전문 LLM 시대가 도래하며 다양한 AI 모델을 학습할 연산 자원인 클라우드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클라우드 기업들의 클라우드(IaaS) 규모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전용 데이터센터에 향후 6년간 1000억달러(135조원)를, 아마존은 향후 15년간 데이터 센터에 1500억달러(202조원)를 들이기로 했다. 두 회사가 337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로 AI 투자를 집행하는이유는 산업 전문 LLM과 같은 AI 어플리케이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김 연구원은 짚었다.

그는 "이처럼 급변하는 AI 수요 환경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의 역대급 투자가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최근 AI 하드웨어 시장에서 GPU, NPU, 메모리 반도체 등 제조사들의 가격 결정권과 협상력이 올라가는 이유"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AGI 수혜를 받게 될 주식으로 저전력 메모리와 주문형 반도체 라인을 동시에 확보한 △삼성전자, 높은 HBM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SK하이닉스와 △NPU 칩 디자인하우스 (DSP) 가온칩스 등을 꼽았다. 또 IT 역량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의 AI 모델을 만들고 조정할 수 있는 IT 서비스 사업자인 △삼성에스디에스와 △현대오토에버 등과 같은 기업들의 수혜도 전망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