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확보 어려운 원도심에 밀집…유권자들 "신선하고 새로워"
[4·10 총선] 수입차매장·은행서도 한표?…이색투표소 눈길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 날인 10일 인천에서는 차량 판매점과 은행 등지에 이색 투표소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수입차 판매 영업소에서는 오전 일찍부터 '투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주안5동 제3투표소로 지정된 곳이다.

불과 전날까지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5대가 전시돼 있던 건물 1층에 기표소와 투표함이 설치됐고, 인근에 사는 유권자들이 몰려 소중한 한 표를 보탰다.

가족들과 함께 이 투표소를 찾은 노지형(35·남)씨는 "집이 근처고 차를 좋아해 종종 들러 구경하던 영업소"라며 "이런 곳에서 투표하니 신선했다"고 말했다.

노씨의 5살짜리 아들은 아빠와 함께 투표소에 들어선 뒤 "여기 차들 다 어디 갔어"라며 신기한 듯 연신 두리번거렸다.

[4·10 총선] 수입차매장·은행서도 한표?…이색투표소 눈길
영업소 측은 1층 전시장을 투표소로 제공하기 위해 차량 5대 가운데 2대는 3층 전시장으로 옮기고 나머지 3대는 외부로 빼는 불편을 감수했다.

최종근(53) 영업소 이사는 "번거롭긴 해도 전시장이 투표소로 쓰이면 의미가 있다"며 "부수적으로 대리점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투표소에서 한 표를 보탠 이혜원(49·여)씨도 "지난해 말 주안동으로 이사 와서 처음으로 수입차 영업소에서 투표했다"며 "의외의 장소에서 투표해 새로웠다"고 웃었다.

[4·10 총선] 수입차매장·은행서도 한표?…이색투표소 눈길
계양구 작전1동 계양새마을금고 본점도 이날 하루는 손님 대신 유권자를 맞느라 분주했다.

은행에 들어선 유권자들은 영업 창구 바로 앞에 차려진 기표소에 차례로 들어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친 오모(62)씨는 "이 동네에 이사 온 지 2년 정도 됐는데 은행에서 투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신기하다"며 "자라나는 새싹과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정치인이 당선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주민 조한복(70)씨도 "거의 10년 넘게 작전1동에 살고 있어 매번 이곳에서 투표했다"며 "제 역할을 해내는 국회의원이 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4·10 총선] 수입차매장·은행서도 한표?…이색투표소 눈길
인근 경인교대입구역 지하 1층 대합실에 차려진 계산1동 제3투표소도 연신 붐볐다.

지하철역 기둥에 붙은 안내문을 따라 걷자 역사 한편에 가림막으로 둘러쳐진 투표소가 눈에 띄었다.

두리번거리며 투표소를 찾던 주민들은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쳐 기표를 마치고는 다시 지하철역 출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공공기관이 주택가와 다소 떨어져 있는 일부 원도심 지역은 유권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이색적인 장소에 투표소를 설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선관위 관계자는 "어느 정도 넓은 공간이 필요해 주로 학교나 주민센터에 투표소를 마련한다"며 "수입차 판매점이나 은행 등지에 투표소를 설치한 지역은 대부분 원도심으로 주변에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인천에 마련된 투표소 738곳에서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선거와 관련해 오전까지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후 6시에 투표가 마감되면 인천 남동체육관 등 모두 11곳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 내륙에서 뱃길로 4시간 거리인 백령도와 소·대청도의 투표함은 백령도 제2개표소, 덕적도와 자월도 등 나머지 섬 지역의 투표함은 옹진군청 제1개표소에서 확인 작업이 이뤄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