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2013년 부동산 경기 부양 목적으로 도입한 외국인 대상 황금 비자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데다 상당수 황금 비자가 러시아와 중국인에게 발급되면서 중단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9일 2013년 도입한 황금 비자를 폐지하기 위해 내각이 첫 번째 단계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금 비자는 외국인이 스페인 내 부동산에 최소 50만유로(약 7억3500만원)를 투자하면 내준다. 이들에게 스페인에서 3년간 살 수 있는 권리를 준다.

앞서 지난해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도 부동산 황금 비자 폐지 작업에 나섰다. 이들 국가는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당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의 황금 비자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부패, 돈세탁 및 탈세 가능성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안보 위험까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는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약 1만 개의 황금 비자가 발부됐다. 대부분 러시아와 중국 시민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