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우주를 일기로 쓰는 돌의 사나이, 강원도에 온 우고 론디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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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산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번 투 샤인'
수녀와 수도승 7점 등 국내 최대 규모
수녀와 수도승 7점 등 국내 최대 규모


"빛나기 위해 타오르라"
'번 투 샤인'은 그가 2022년 아트바젤 파리 개막 전야제에서 처음 선보인 영상 작품이다. '빛나기 위해 타오르라'는 뜻의 이 작품은 그의 연인이었다 세상을 떠난 존 지오르노의 시에서 영감을 얻었다. 삶과 죽음의 공존에 대한 불교의 격언이자, 더 오랜 역사를 지닌 그리스 신화의 불사조를 연상시킨다. 매번 새롭게 재탠생하는 불멸의 새는 태양과 연계되고, 전생의 재로부터 다시 태어나 새 생명을 얻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모로코 리야드 페즈 사막에서 나흘간 촬영한 10여 분 가량의 영상은 어둠이 찾아온 자정부터 동이 틀 때까지 격렬하게 춤추는 18명의 무용수, 12명의 타악주자가 연주하는 강렬한 사운드,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과 민속 악기의 향연이 연결돼 삶의 순환과 부활에 대해 이야기 한다.[관련기사] '이것은 부활의 불꽃'…파리를 달군 '불과 돌의 사나이'
무지개빛 햇살로 시작한 이번 전시는 말 조각 시리즈와 회화 시리즈인 '매티턱'으로 이어진다. 푸른 말 조각 11점엔 각각 에게해, 켈트해, 황해, 보퍼트해 등 바다의 이름이 붙는다. 미묘한 색의 차이가 말의 몸을 수평으로 나누고 있다. 벽면엔 일몰과 월출의 풍경을 3색으로 그려낸 수채화들이 함께 걸렸다.

살아있는 우주를 일기처럼 쓰다
그의 작품 세계는 '대자연'과 '19세기 독일 낭만주의'로 압축된다. 낭만주의는 세기말 산업혁명으로 퍼져가던 합리성의 논리에 대항하고 인간성을 외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일몰과 별, 구름과 빛, 돌 등 길들여지지 않은 원시의 그것들에 심취한 게 특징. 원형의 자연을 끌어들이는 그의 작품은 그래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