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도 놀라겠네! 코앞에서 악기 부서지고 땀 흘리는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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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모티브
관객과 배우 벽 허문 '몰입형 뮤지컬'
객석에서 펼쳐지는 폭발적 퍼포먼스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6월16일까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모티브
관객과 배우 벽 허문 '몰입형 뮤지컬'
객석에서 펼쳐지는 폭발적 퍼포먼스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6월16일까지.

그러던 중 누군가가 러시아어로 소리친다. “라즈, 드바, 트리! (하나, 둘, 셋!)”
객석과 무대 사이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음악이 시작되자 극장 전체가 단번에 러시아 무도회장으로 탈바꿈한다. 눈앞에서 배우들이 바이올린과 클라리넷을 연주하며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관객을 일으켜 세워 함께 춤을 추고, 악기를 손에 쥐여주면서 직접 연주해보라며 손뼉 쳐준다.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된다.

무대와 객석, 연주자와 배우 사이 구분이 없는 ‘이머시브(몰입형) 뮤지컬’이다. 공연장을 빼곡하게 채우는 배우들의 격정적인 춤과 음악이 작품의 매력. 광기 어린 연주에 바이올린 활은 다 헤져서 흩날리고, 배우들은 진땀을 흘리며 춤추다 음악이 끝나자 바닥에 냅다 드러누워 숨을 헐떡인다. 캐스트의 땀과 거친 호흡을 눈앞에서 느끼고 있으면 마치 실제 무도회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랑에 빠져 야반도주를 시도하는 젊은 연인. 단순한 이야기지만 다채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로 지루할 새가 없다. 흔히 접하지 못하는 러시아 민요부터 팝, 발라드, 일렉트로닉 음악까지 장르를 과감히 넘나든다. 자칫 산만할 수도 있지만 캐스트의 탄탄한 목청이 중심을 잡아준 덕에 조잡하거나 산만하지 않다. 특히 두 주인공 나타샤와 아나톨을 연기한 역의 이지수와 고은성의 가창력이 빛을 발했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