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정찰위성 2호기 해상도·촬영거리 우수…한반도 재방문 주기도 짧아
악천후에도 빈틈없는 정찰…"지구상 SAR 위성 중 가장 좋아"
군이 8일 쏘아 올린 정찰위성 2호기는 앞으로 날씨와 상관없이 주야간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한 1호기와 달리 '합성개구레이더'로 불리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했다.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받아 영상을 합성하는 방식이다.

SAR를 통해 만들어진 영상은 흑백으로 나타난다.

군 관계자는 "금속 등 군 표적물은 반사 신호가 강해서 희게 표현되고 바다와 호수 등은 반대로 검게 표현된다.

반사 신호가 중간 정도인 나무 등은 회색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 판독관들이 자동차 모양의 흰 표적물을 보면 '어느 회사에서 제조한 몇t 트럭이다' 식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일반인은 그렇게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떨어지는데도 SAR 위성을 사용하는 이유는 날씨와 무관하게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쏘아 올린 1호기에 탑재된 EO 장비는 일반 카메라처럼 지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임무 수행이 제한된다.

IR 장비는 온도 차에 따라 구분되는 적외선 검출 센서로 영상정보를 획득해 야간에도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결국 주야간 임무는 가능하지만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는 1호기와 달리 2호기는 날씨와 무관하게 언제든 정찰 임무가 가능하다.

악천후에도 빈틈없는 정찰…"지구상 SAR 위성 중 가장 좋아"
EO·IR 위성인 1호기는 지구의 극지방을 지나는 '태양동기궤도'로 지구를 돌며, SAR 위성인 2호기는 적도를 중심으로 살짝 기울어진 '경사궤도'로 돈다.

경사궤도로 돌면 지구 자전의 영향을 받는다.

한반도를 지나는 시점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태양동기궤도와 달리 한반도를 지나는 시각이 한번은 낮, 다음번은 밤, 또 다음번은 새벽 등 계속 바뀌지만, 태양동기궤도에 비해 같은 장소를 더 자주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촬영조건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는 EO·IR 위성과 달리 언제 촬영해도 비교적 양호한 품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SAR 위성의 특징 덕분에 한반도 방문 주기를 중심으로 궤도를 설계할 수 있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EO·IR 위성은 하루에 두 번 한반도를 방문할 수 있지만, SAR 위성은 하루 4∼6회 정도로 2배 이상 자주 방문해 촬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악천후에도 빈틈없는 정찰…"지구상 SAR 위성 중 가장 좋아"
정찰위성 2호기의 해상도는 움브라 스페이스, 아이스아이 등 민간 위성 활용기업이 제작한 SAR 위성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SAR 위성은 현재 지구상에서 돌고 있는 SAR 위성 중 성능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아이스아이는 가로·세로 25㎝ 크기의 지상 물체를 하나의 픽셀로 인식하는 25㎝급 해상도 기술을 보유했다고 발표했으며, 움브라 스페이스는 16㎝급 해상도 수준의 영상을 생성한다.

군의 설명대로라면 2호기 위성의 해상도는 이보다 더 뛰어난 셈이다.

이는 정찰위성 2호기가 800∼1천㎏ 수준인 중대형 정찰위성이기에 가능하다.

지상에 쏘고 받아들이는 전자파 신호 강도가 주로 무게 100㎏ 이하 수준 초소형 위성인 민간 제작 SAR 위성들보다 훨씬 세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해상도는 물론 영상 속 흰색과 검은색을 명확히 대비해 표적을 잘 나타내는 '선명도'나 촬영 가능 거리 등 여타 성능도 우수하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2호기의 경우 반경 수백㎞ 내 표적을 선정해서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호기에는 또 짧은 시간 많은 표적을 찍을 수 있도록 돕는 '고기동 플랫폼'과 영상을 보정하는 기술, 고화질 대용량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지상으로 내려보내는 '대용량 데이터링크' 등도 탑재됐다.

악천후에도 빈틈없는 정찰…"지구상 SAR 위성 중 가장 좋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