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가 1위 이기는 게 야구"…김혜성의 입버릇, 현실이 되나
"10위가 1위를 이길 수 있는 게 야구다.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주장 김혜성(25)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입버릇처럼 되뇌는 문장이다.

최약체 평가를 극복하고 키움을 잘 이끌겠다는 의미이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김혜성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키움의 전력이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김혜성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잊지 않고 차츰 실현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키움은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3연전 가운데 최소 2승)를 거둔 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를 연달아 꺾으며 7연승을 달렸다.

키움은 개막 4연패로 리그 10위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이어진 7연승으로 3위까지 도약했다.

주장 김혜성은 7연승 기간 31타수 14안타(3홈런) 6도루 12타점으로 활약했다.

7일 한화전에서는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팀의 7연승을 견인했다.

한 경기 홈런 2방을 때린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10위가 1위 이기는 게 야구"…김혜성의 입버릇, 현실이 되나
경기를 마친 김혜성은 끝내기 홈런을 두고 "한 번쯤은 쳐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은퇴하기 전에 해서 다행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혜성은 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어김없이 "10등 팀이 1등 팀을 이기는 게 야구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김혜성은 "선수들이 외부 평가를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열심히 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었다"면서 "연승을 하든 연패를 하든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성은 선수단에 "144경기 다 잘할 순 없다.

그라운드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이기는 날도 있고 지는 날도 있다"고 자주 말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후배 야수 이주형을 두고는 "복덩이"라고 칭찬했다.

이주형은 지난 2일 1군에 복귀한 이래 5경기에서 팀의 리드오프를 맡아 21타수 11안타를 때렸다.

이주형은 이날 10회초에는 2사 1, 3루에서 안타성 타구를 외야 펜스에 부딪혀가며 잡아냈고, 10회말엔 아웃되긴 했어도 2루타를 때리고 3루까지 달리는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혜성은 이주형의 주루사에 대해 "(3루까지 가면) 희생 플라이로도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였어도 무조건 뛰었을 것 같다.

멋진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10위가 1위 이기는 게 야구"…김혜성의 입버릇, 현실이 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