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금리인하 전망 후퇴·중동 위기로 급락…반도체주 급락
삼전 어닝서프라이즈 기대…차익매물 우려, 코스피 하락 출발 예상
[마켓뷰] 미국발 악재 삼성전자 실적으로 돌파할까
국내 증시는 5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간밤에 미국 증시와 반도체주가 급락해 주가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2.88% 증가한 71조9천541억원, 영업이익은 755.3% 급증한 5조4천756억원이다.

삼성전자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할 경우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8만5천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이틀 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날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 경우 전날의 모멘텀이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 하반기 업황 개선 전망과 맞물릴 경우 코스피 전반의 레벨업도 가능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2,750선 부근에서 한동안 정체됐다 조정을 받은 코스피가 반도체 랠리를 동력 삼아 2,800선을 넘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3월부터 전날까지 한 달여 만에 14% 가까이 오른 만큼 이날 실적 발표가 재료 소멸로 인식되면서 그간의 차익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마침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전날(4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5% 하락하며 1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23%, 나스닥지수는 1.40% 하락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금리인하 기대를 위축시키며 악재로 작용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인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증시 약세 요인이 됐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3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 폭이 전월보다 20만건으로 2월 27만5천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면 1, 2월에 이어 이번 달도 '깜짝 고용 증가세'가 확인될 경우 금리인하 전망은 더욱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는 것도 증시에 부담이다.

중동 긴장 속에 국제유가는 1% 넘게 상승해 6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물가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AMD(-8.3%), 엔비디아(-3.4%), 브로드컴(-3.4%), 마이크론(-3.1%) 등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IT 기업들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을 유의해야 한다"며 "미국 고용보고서에 대한 관망 심리까지 더해져 수급 공백에 따른 낙폭 확대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1% 내외 하락 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