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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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사진) 의장이 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재차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섣불리 금리를 인하했을 때 물가가 다시 튀어오르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를 넘어섰다.

“강한경제가 통화긴축 상쇄”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주최 포럼 강연에서 “전년 동기대비 기준으로 올 2월 전체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2.5%로 1년 전의 5.2%보다 낮아졌다”며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은 크게 둔화했지만 여전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탄탄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를 더욱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생산가능 인구의 결제활동 참가율이 늘고 이민 유입 속도가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 이상 증가하고 신규 일자리가 300만개 이상 창출되는 등 경제 활동과 고용 성장은 견고해 긴축정책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강한 경제와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인하를 당장 결정하지 않고,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또한 한 인터뷰에서 “올해 4분기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시장의 예상 시점보다 더 늦어진 것이다. 보스틱 총재는 “강력한 생산성, 공급망의 반등, 탄력적인 노동시장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많은 사람의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하락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금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날보다 33.2달러(1.5%) 오른 온스당 2315.0달러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재개 가능성 때문에 전통적인 위험 헤지 수단인 금에 투자 수요가 몰린 탓이다.

서비스 경기는 둔화 조짐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2분기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오는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61.5%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이 피봇(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둔화추세가 바뀌진 않았다고 판단해서다.

실제 미국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주범이었던 서비스업은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올해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각 기업 구매관리자의 활동 상황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50이 넘으면 업황이 확장, 넘지 않으면 위축되고 있음을 뜻한다. 서비스업의 PMI는 50을 넘어 15개월 연속 확장 국면은 유지했지만, 월가 예상(52.8)보다 약해졌다. 특히 서비스업 PMI에서 하위지수 중 하나인 지불 가격지수는 2월 58.6보다 5.2포인트나 떨어진 53.4로 집계됐다.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이사는 이날 한 대학연설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디스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상황이 현재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정책 금리를 일부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견조한 공급을 배경으로 수요 증가가 냉각되면서, 실업률 급증 없이 인플레이션의 추가 둔화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