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투표율 높으면 野 유리? 이젠 아냐"…'부정선거' 의심 진화 총력
민주, 투표율 60%대 중반 '승리 공식' 기대…"사전투표율 31.3% 목표"
[총선 D-6] 여야 모두 사전투표 독려…'지지층 불러내기' 총력
4·10 총선 사전투표(5∼6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여야 모두 적극적으로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사전투표 이틀에 본투표 하루까지 총 3일의 투표 기간에 지지층을 최대한 많이 투표장으로 불러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 與 '내가 찍으면 우리가 된다' 강조하며 사전투표 독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과 전국 지역구 후보 254명,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대위원장과 후보들 모두 첫날 사전투표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하면 진다, 투표율 높으면 진다' 이런 얘기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찍으면 우리가 된다' 생각만 하고 모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율과 총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이 이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사전투표든 본투표든 무조건 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진영의 승리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다소 불리한 것으로 알려진 판세 속에 투표 포기를 고려하는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많이 끌어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선대위 관계자는 "과거엔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 층이 투표를 많이 해서 민주당 계열 정당이 유리하다고 봤으나 이제는 20·30세대 청년층이 꼭 민주당을 지지하는 건 아니기에 상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조금 어려운 선거이기에 아예 투표를 포기하려는 지지자들을 불러내야 한다"며 "사전투표를 많이 하면 투표를 많이 한다는 것이고, 그러면 우리가 이긴다는 맥락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층 일각에서는 '투표함 바꿔치기' 등의 방식으로 사전투표가 부정선거에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나고 보니 사전투표가 우리 당에 아킬레스건임을 알았다.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사전투표용지 관리관 도장을 '인쇄 날인'이 아닌 '직접 날인'으로 바꿔야 한다고 한 위원장에게 당부했다.

이런 의견에 대해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부터 우리가 강력히 추진해 사전투표를 포함한 모든 투표에 하나하나 육안으로 확인하는 수개표가 실시된다"며 "사전투표가 불안하다고 안 찍으면 결국 누가 이기겠나"라고 했다.

[총선 D-6] 여야 모두 사전투표 독려…'지지층 불러내기' 총력
◇ 민주 "사전투표율 높을수록 우리에게 유리"
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30%를 넘기면 총투표율이 당의 승리 공식으로 통하는 60%대 중반을 넘어 70%대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년 전 21대 총선 총투표율은 66.2%였고, 당시 민주당은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합해 180석을 차지했다.

한병도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당이 결집하고 있어서 이번 선거의 승패는 투표율로 갈릴 것"이라며 "투표율이 65% 이상이 되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도 최근 선대위 회의에서 총투표율 목표치를 65%로 내걸면서 "거당적으로 투표 독려를 줄기차게,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선대위가 줄곧 사전투표 독려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창원 유세에서 "이번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사전투표도 열심히 해달라"며 "일찍 일찍 투표하자"고 당부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권의 경제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다"며 "아무래도 사전투표에는 경제활동을 하는 유권자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앞서 진행된 재외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62.8%를 기록하자 더욱 고무된 분위기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역대급 재외선거 투표율을 사전투표로도 이어가야 한다"며 "민주당은 사전투표율 31.3%, 총투표율 71.3%를 목표로 삼고, 투표 참여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목표치에 들어간 숫자 1과 3에는 '지역구는 1번(민주당), 비례대표는 3번(더불어민주연합)'을 찍어달라는 의미가 담겼다.

[총선 D-6] 여야 모두 사전투표 독려…'지지층 불러내기' 총력
◇ 전문가들 "사전투표·총투표율의 선거 영향, 단정 어려워"
이번 총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주소지와 관계 없이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선거는 완연한 봄날에 치러지는 만큼, 사전투표로 미리 투표를 마친 뒤 휴일인 본투표 날에는 나들이 등 다른 일정을 잡는 유권자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 상승이 선거 결과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형준 명지대 특임교수는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총투표율이 반드시 높아진다고 볼 수 없다.

지난 대선은 사전투표율이 높았는데도 총투표율은 이전 대선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여당이 승리한 지난 대선과 지선 결과를 보면 '사전투표율과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다'는 통념도 설명하기 어렵다"며 "투표율이 높아지면 정권심판론이 커진다는 분석이 있지만, 위기감을 느낀 보수의 투표 참여가 많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도층에 '친여'보다는 '친야' 성향이 많아 이들의 참여로 투표율이 높아지면 진보에 유리한 경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상승한 투표율의 세부 구성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물리적으로 볼 때 여당이든 야당이든 사전투표부터 많이 하는 게 당연히 좋다"며 "3일간 투표에 참여하는 쪽과 하루만 참여하는 쪽 중에는 무조건 3일 참여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