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인적분할 추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오늘 장초반 낙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날 상승폭(15%) 일부 반납하는 모습인데, 어제 관련 보도가 나온 뒤 공시를 통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업 특성을 고려한 인적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5일 열리는 이사회에 인적분할 안건이 상정될 것이란 전망인데요.

주력사업인 방산과 항공우주, 그리고 이를 제외한 비주력 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신설 법인 아래로 재편될 회사는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인데요. 한화비전은 시큐리티(보안) 업체, 한화정밀기계는 산업용 장비 기업입니다.

이 중 한화정밀기계는 당초 ㈜한화가 지분 전량 인수 계획을 밝혔다가 지난해 결국 철회한 바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너지가 적고 이질적인 사업을 분리하는 작업이 언젠가는 진행될 수순이었다"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은 방산·우주를 한화의 주력사업으로 집중 확장하는 한편, 정밀기계와 로봇을 붙여 새로운 성장동력의 축으로 키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입니다.

아울러 한화그룹의 승계구도도 더 명확해지는 모습입니다.

에너지와 함께 그룹의 핵심 사업인 방산과 우주항공을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이끌면서 김 부회장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는 것과 함께, 신설 지주사는 삼남 김동선 부사장에게 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됩니다.

앞서 한화로보틱스 출범 당시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아닌 한화리조트가 출자에 나섰죠. 경쟁사인 두산, HD현대와 달리 제조업 중심이 아닌 서비스업 중심의 로봇사업 전략을 김 부사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번 인적분할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어제 장중 사상 최고가 경신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서 오늘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대부분 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인적분할을 하더라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변화는 없어 이 자체가 큰 호재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최근 유럽 방산 피어(peer)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만큼, 한국 방산주들의 키 맞추기 진행 과정에서 역시 톱픽으로 꼽힐 거란 관측입니다.

<앵커>

인적분할이니 주주들은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과 신설법인 주식을 지분율대로 갖게 됩니다.

부문별 매출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2023년 전체 매출을 보면 9조3697억원을 나타냈는데, 이중 방산 부문이 4조원대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에서 44%를 차지했습니다. UAE 천궁, 이집트 K9, 그리고 폴란드 K9, 천무 등 역대급 수주를 이어왔었죠. 항공우주가 약 17%, 그리고 방산·IT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26% 차지하고, 한화비전은 11% 정도입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방산이 차지하는 비중(81%)이 더 압도적입니다. 항공우주와 한화시스템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크지 않은 가운데, 아픈 손가락은 한화정밀기계입니다. 지난해 적자전환했죠.

여기에 현금성 자산의 두 배 달하는 단기차입금이 연내 만기도래해, 차입금 상환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6일 1700억 출자 공시)

사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재무 상황이 오히려 악화됐는데, 한화오션 인수 자금투입과 합작사 설립 등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앵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증권가 분석은 어떤가요?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형 록히드마틴'이란 포부를 내놓지 않았습니까.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인데, 증권가에서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업종내 톱픽으로 꼽는 모습입니다.

그동안 신규 수주가 주가 상승 동력이었다면, 앞으로 주가 흐름은 이익에 기초한다는 설명인데요. 인수합병을 통해 국내 방산업체 중 가장 다양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K9 자주포 점유율이 락인(Lock-In) 효과로 작용해 중동시장으로 확장이 기대된다는 겁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은 감안해야겠지만, 폴란드 2차, 루마니아, 영국 등 수출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며 "폴란드 납품을 통해 확인된 마진은 올해도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발사체 사업자로 선정된 데 대해서도, 국가적 우주탐사 역량 확보를 넘어서 향후 민간 주도 우주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목표주가는 최고 28만9천원(하나증권)까지 제시되고 있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인적분할 추진"…한화에어로 상승여력 남았다 [백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