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SPC그룹이 허영인 회장의 검찰 체포와 관련해 출국 금지를 걸어둔 기간에는 출석 요구가 없다가 어렵게 잡은 협약식 일정을 앞두고 출석 요구를 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75세의 고령과 공황장애·부정맥 등의 악화로 건강 상태 호전 후 출석하겠다고 소명했음에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3일 SPC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허 회장은 악화된 건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검찰 조사를 회피하거나 지연하고자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SPC그룹은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18일까지 출석하라는 최초 요구를 받았으나,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위해 중요한 행사인 파스쿠찌사와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앞두고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행사가 끝나는 25일 출석으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럼에도 검찰에서는 출석일 조정을 전혀 해주지 않았고, 19일, 21일 연이어 출석 요구를 했으며 허 회장이 3회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회장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출국금지가 되어 있었고, 검찰에 빨리 조사를 하고 출국 금지를 해제해달라 요청했음에도 한 번도 출석 요구를 않다가 해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져 국내에서 어렵게 잡은 협약식 일정을 앞둔 시점에 처음으로 출석 요구를 했다"며 "허 회장은 이탈리아 시장 개척을 위해 중요한 행사를 마치고 25일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SPC그룹은 "고령의 나이에 중요한 행사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는 등 누적된 피로와 검찰 조사 스트레스로 조사 도중 건강 상태가 악화했고, 조사 시작 1시간 만에 응급실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허 회장의 건강 상태에 담당 전문의는 공황 발작 및 부정맥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아 2주간의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소견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SPC그룹은 "허 회장은 전문의 소견을 존중해 조금만 더 '절대안정'을 취하고 검찰에 출석하려 했다"며 "검찰은 29일 다시 출석 요구를 했고, 허 회장은 건강상 장애가 있음에도 검찰 출석 요구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육지책으로 입원 중인 병원으로 출장 조사 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검찰의 반복되는 출석요구, 불출석 상황들은 마치 출석에 불응하는 것처럼 여과 없이 언론에 모두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SPC그룹은 "사정을 소상하게 검찰에 소명했음에도 허 회장의 입장이나 상태를 무시한 검찰의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