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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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그동안 소환조사에 수차례 불응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의 신병을 강제 확보했다. 검찰이 허 회장을 이 사건의 최종 '윗선'으로 판단해 '체포'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약 3년간 SPC 자회사 PB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소환 불응' 허영인 SPC 회장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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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2일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께 허 회장이 입원한 서울 한 병원에서 영장을 집행한 후 허 회장을 압송해 조사 중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지난달 검찰로부터 세 차례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이후엔 건강 문제로 검찰 조사에 불응했다. 지난달 25일 검찰청 출석 당시에는 가슴 통증을 호소해 조사가 한 시간 만에 종료된 바 있다. 검찰은 전날에도 허 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허 회장 측은 건강상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 출석이 어렵다며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은 허 회장의 소견서 등 불출석 사유 타당성과 혐의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제빵기사 민노총 탈퇴 강요·뇌물 혐의 조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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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제빵사를 직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 시정 지시 이후 세워진 PB파트너즈가 2019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을 상대로 벌인 부당노동행위가 SPC그룹 차원에서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SPC가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식품노련 PB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구속기소한 황재복 SPC 대표이사를 조사하면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SPC가 검찰 수사관을 통해 수사 정보를 빼돌린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020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황 대표와 백모 SPC 전무(구속기소)가 공모해 검찰 수사관 A씨(구속기소)로부터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 등 각종 수사 정보를 빼돌리고 그 대가로 62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정황을 확인했다. 당시 검찰은 허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이었다.

검찰은 최장 48시간 허 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그룹 차원 부당노동행위와 수사관과의 금품거래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를 비롯해 이를 지시 혹은 승인했는지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검찰은 허 회장의 조사 내용과 그간의 정황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