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위원장 "대표팀, 짧은 시간 '원팀' 돼…흠잡을 데 없었다"
"결정된 건 없다"지만…강화위 브리핑서 부각된 '황선홍 리더십'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할 차기 사령탑 후보가 압축되며 선임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3월 A매치 기간 '임시 사령탑'을 맡았던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2일 회의를 열고 대표팀 감독 후보군을 11명(국내 지도자 4명, 외국인 지도자 7명)으로 추렸다.

이후 정해성 위원장이 취재진 대상 브리핑에 나서서 이를 포함한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정 위원장이 언론 앞에 나선 건 3월 A매치 기간 '임시 사령탑'을 황 감독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발표한 2월 27일 기자회견 이후 한 달여만이다.

정 위원장은 "보도자료로 전할 수도 있었으나 지난 브리핑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큰 데 비해 공식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기회가 없었던 터라 직접 말씀드리고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후보 숫자와 선임 절차, 시점 등 대략적인 계획 등을 밝힌 뒤 취재진과의 문답이 진행됐는데, 여기서 황 감독이 여러 차례 언급되며 부각되는 모양새가 됐다.

"결정된 건 없다"지만…강화위 브리핑서 부각된 '황선홍 리더십'
'파리 올림픽 이후 황 감독을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는 질문이 시작이었다.

황 감독은 2월 중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의 경질 이후 급박한 상황의 대표팀에 3월 A매치 한정 '소방수'로 투입돼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1승 1무로 마치며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사실무근이다.

그런 예측적인 기사가 많이 나와 저희가 움직임에 있어서 부자연스러워진 것도 있다"면서 "황 감독이 대상에 오를 수는 있으나 결정된 사항까지 논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꼬리를 물고 '(황 감독이 후보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고, 정 위원장은 "충분히 기회는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더해 태국과의 2연전에 대한 평가 얘기가 나오면서 황 감독이 재차 조명받는 상황이 됐다.

정 위원장은 "첫 경기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황 감독이) 적지에서 선수들과 3∼4일 지내는 것을 저와 이영진 위원이 동행하며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을 봤다.

선수들도 주장 손흥민(토트넘)부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까지 모든 면에서 예전 분위기를 다시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결정된 건 없다"지만…강화위 브리핑서 부각된 '황선홍 리더십'
이어 "이런 말씀을 드려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흠을 잡을 데가 없었다"면서 "대표팀이 '원팀'이 됐고, 짧은 시간에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아 선수들에게도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결국 11명의 후보 면면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은' 황 감독만 공개적으로 실명이 거론되고 지도자 역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확인하는 묘한 상황이 됐다.

황 감독은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달 27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A대표팀 관련 질문에 "거기까지 생각해본 적 없다.

올림픽 대표팀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후보로 추려진 국내 지도자 4명 중 현직 프로팀 감독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브리핑에서 언급돼 K리그 감독 '빼가기' 논란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대표팀 (감독이 되는 것)은 한국 축구를 위한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명예로운 자리"라며 "(소속)팀엔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지만, 협회에서 우선 소통해야 한다.

팬들에 대한 예의도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