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표 중 86표 받아…'꾸준함'으로 라이벌 박무빈 제치고 수상
프로농구 신인상 유기상 "관희 형, 멋 안난다고 롤렉스 채워줘"
"(이)관희 형이 멋이 안 난다고 오늘 차고 오신 롤렉스 시계를 저한테 채워주셨어요.

"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신인상의 주인공 창원 LG의 유기상은 베테랑 이관희가 시상식에서 잔뜩 기를 살려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유기상은 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탔다.

총투표수 111표 가운데 86표를 챙겨 25표에 그친 '라이벌' 박무빈(현대모비스)을 눌렀다.

경기당 8.1점을 올린 유기상은 슈터답게 3점 성공률 42.4%를 기록했다.

52경기에서 95개의 3점을 성공해 신인 최다 성공 기록을 썼다.

종전 기록은 1998-1999시즌 신기성과 2013-2014시즌 김민구의 88개였다.

유기상은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LG) 형들이 많이 축하해주셨다"며 "관희 형이 잘하고 오라고 해주셨다.

꽃이 많아 안 보였겠지만 왼쪽 손목에 롤렉스 시계가 있었다"고 웃었다.

곧장 시계를 이관희에게 돌려줬다는 유기상은 "선수 생활 중 한 번밖에 받지 못하는 상이라 영광스럽다.

좋게 봐주셔서 받은 상이니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출신 유기상은 고려대를 졸업한 박무빈과 라이벌 관계다.

대학 시절 내내 맞붙은 박무빈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기상보다 한 단계 높은 2순위로 지명됐다.

유기상은 3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유기상은 "세 번째로 뽑혔을 때 밀렸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LG에 가면 내 장점을 더 잘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신인상 유기상 "관희 형, 멋 안난다고 롤렉스 채워줘"
이어 "좋은 구단에서 많이 지원받은 덕에 이렇게 상까지 받은 게 행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기상은 '꾸준함' 덕에 박무빈에 앞섰다고 봤다.

유기상은 54경기 가운데 52경기에 나섰다.

반면 박무빈은 부상 탓에 32경기 출전에 그쳤다.

유기상은 "무빈이는 득점원이고 볼 핸들러라 기록에서는 밀릴 것이라 예상했다"며 "그래도 내가 3점 기록을 깨면서 '초반부터 꾸준히 뛴 게 빛을 발하는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유기상의 다음 목표는 플레이오프 우승이다.

LG는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유기상은 "상을 받으면서 기뻤지만 책임감도 들었다.

LG의 일원으로서 120, 130%를 발휘해 작년보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