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회복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기준 시점은 지난 2월이다.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1969만 대로 애플의 1741만 대를 220만 대 이상 넘어섰다. 세계시장 점유율로도 삼성전자 20%, 애플 18%로 2%포인트 앞섰다. 삼성 스마트폰이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다섯 달 만이다. 이 기간 중 월별로 삼성전자는 애플에 5%포인트 뒤지기도 했다.

삼성 스마트폰이 세계 1위를 되찾은 데는 인공지능(AI)폰을 세계 최초로 내놓은 덕이 크다. 지난 1월 말부터 판매에 들어간 갤럭시S24 시리즈엔 통화 중 13개 언어 실시간 번역, 메모 자동 정리·요약,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실시간 검색 등 다양한 AI 기능이 들어갔다. 스마트폰의 최격전지인 미국과 유럽의 깐깐한 소비자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선택한 이유다.

여기에 최근 애플이 곤경에 빠져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다. 애플은 유럽 경쟁당국으로부터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으며, 미국 법무부로부터는 경쟁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당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반(反)애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가 급감한 것이 삼성의 1위 탈환에 바탕이 된 것이 사실이다.

애플이 위기를 겪는 지금이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초격차 AI폰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애플이 하반기에 AI폰을 내놓을 때 삼성전자는 기능을 더 고도화하고 사용 범위도 더 넓은 AI폰을 후속작으로 내놓을 필요가 있다. 이는 삼성을 모방하면서 뒤쫓고 있는 중국 휴대폰 업체들을 따돌릴 방법이기도 하다. 친(親)소비자 기업 이미지를 확산하는 것도 지금 택할 전략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애플과는 180도 다른 삼성을 부각시켜 보라는 얘기다. 이런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