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술 격차가 선도국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기폭제로 혁신, 도전형 연구개발(R&D) 과제를 발굴하고 확산하려 합니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은 29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류 본부장은 "내년도 R&D 예산 수립 방향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도전"이라며 "R&D의 본질은 불확실성 하에서 도전이며 특히 국가 R&D는 민간이 할 수 없는 모험자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R&D는 혁신본부가 배분 조정해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가 집행하는 주요 R&D와 기획재정부가 직접 배분하는 일반 R&D로 나뉜다. 올해 기준 주요 R&D는 약 21.5조원, 일반 R&D는 약 5조원이다.

류 본부장은 인터넷, 글로벌항법시스템(GPS), 스텔스기 개발 등으로 인류의 삶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온 미국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을 언급했다. 류 본부장은 "DARPA도 초기 운영부터 정착까지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도전적 과제가 무엇인지, 왜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각계 공감대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뜻이다.

류 본부장은 "한국 특성에 맞는 도전적 과제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며 "앞으로 관련 정책이든 예산이든 제도든 널리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보조금, 기업 보조금 형태의 비효율적 R&D는 계속 줄여나갈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상반기 열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런 고민의 흔적과 내년 R&D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R&D 예산 관리 기관 개편에 나서겠다고 이날 밝혔다. 류 본부장은 "R&D의 투명성을 높이고 집행 세부 내역과 연구 성과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이들 기관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과기정통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구소 구조조정 필요성에 관해서는 "출연연을 담당하는 1차관실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류 본부장은 1993년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국제조세협력과장, 연구개발예산과장, 산업정보예산과장, 국토교통예산과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18년부터 과기정통부로 소속을 옮겨 과학기술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