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냉혹하고 원래부터 결함이 많은 제도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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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처 캐피탈리즘(Vulture Capitalism)>
英 좌파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의 책
英 좌파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의 책

‘시장이 얼마나 건강한가?’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정 기능이 있는가?’는 자유 시장 경제의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역사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시장이 결코 건강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줬다. 최근 영국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벌처 캐피탈리즘(Vulture Capitalism)>은 제목에서부터 섬뜩함이 느껴진다.
벌처(Vulture)는 썩은 고기만을 먹고 사는 대머리독수리를 의미하는 단어다. 기업 구조조정이나 부실자산 매각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가리켜 ‘벌처 펀드’라고 부르는데, 벌처 캐피탈리즘이란 제목만으로도 책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냉혹하고 원래부터 결함이 많은 제도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01.36260661.1.jpg)
이번 책에서 저자는 “자본주의에 대해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은 잘못됐다”라면서 “자유 시장은 실제로 자유롭지 않다”고 고발한다. 경제학 이론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세상은 그리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고, 기업 이익은 모든 사람에게 배분되지 않는다. 선택의 자유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실행되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재분배’라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거라 기대하지만 사실상 재분배를 계획하고 주도하는 사람들은 돈과 권력을 쥔 사람들이다. 빈 병에 소변을 봐야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야 하는 아마존 근로자들처럼 보통 사람들의 자유는 줄어들고 있다. 반면 기업의 힘은 점점 세지고 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