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팁톤 파리바게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지난 21일 뉴욕 맨해튼 40번 스트리트 7번 애비뉴 매장을 박신영 한국경제신문 뉴욕특파원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상은 한국경제TV PD
대런 팁톤 파리바게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지난 21일 뉴욕 맨해튼 40번 스트리트 7번 애비뉴 매장을 박신영 한국경제신문 뉴욕특파원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상은 한국경제TV PD
“의외로 미국 소비자들이 찹쌀 도넛이나 팥이 들어간 빵을 좋아합니다. 다른 베이커리 카페에선 볼 수 없는 제품이기 때문이지요.”

미국 뉴욕 맨해튼 40번 스트리트 7번 애비뉴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지난 21일 만난 대런 팁톤 파리바게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초코생크림뉴욕롤, 옥수수콘크림번 등 미국 시장에 선보인 제품을 일일이 소개하며 이처럼 말했다. 2020년 1월 취임한 팁톤 CEO는 파리바게뜨를 빠른 속도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2018년 76개였던 매장 수는 지난해 158개를 찍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694억원에서 35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팁톤 CEO는 “최근 하와이 지점이 문을 열어 출장을 다녀왔다”며 “사업이 성장하는 시기에 CEO를 맡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의 성장 배경으로 미국 지역사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동네 빵집을 부활시킨 점을 꼽았다. 미국에선 코스트코와 홀푸드 등 대형 유통 체인들이 케이크부터 도넛, 식빵 등 다양한 제과 제품을 내놓으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이 문을 닫는 사례가 많아졌다. 하지만 파리바게뜨의 등장이 미국 소비자의 동네 빵집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파리바게뜨 케이크도 급성장의 ‘공신’이다. 미국 대형 유통체인에선 설탕과 버터가 많이 들어간 케이크를 주로 판매한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케이크보다 훨씬 달고 칼로리도 높다. 팁톤 CEO는 “미국 소비자들이 익숙한 전형적인 고당도 케이크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파리바게뜨 매장의 85%가 가맹점이다. 가맹사업 비중이 높다는 것은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팁톤 CEO는 “기존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종류 이하인 것에 비해 파리바게뜨는 300종 이상 품목을 취급한다”며 “트렌드가 바뀌거나 경쟁 베이커리가 나타나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했다.

파리바게뜨는 2030년까지 미국 내 매장을 1000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6년을 목표로 최첨단 제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매장 확장 속도에 맞춰 제빵사와 바리스타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팁톤 CEO는 “뉴욕시와 양해각서(MOU)를 통해 비영리 기관인 아이작센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케이크 데코레이터, 제빵사, 샌드위치 팀원, 바리스타를 위한 인턴십 채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0월부터 아이작센터 내 7주간 요리 기초 과정을 이수한 사람 가운데 지원자를 뽑은 뒤, 뉴저지주 무나치에 있는 파리바게뜨 트레이닝 센터에서 4주간 집중 교육을 한다.

프랑스를 연상시키는 이름 때문에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아직 드물다. 맨해튼 매장에서 만난 미란다 카루소는 “맨해튼 시내에 나올 때마다 파리바게뜨에 들렀지만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