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이 일선 학교 가정통신문에 등장했다. 학생들이 투표를 통해 서열을 매긴 뒤 하위 등급에게 왕따(집단따돌림) 등의 학교폭력을 가한다는 드라마 속 자극적 설정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확산하고 있어서다.

24일 일부 학교들에 따르면 최근 ‘피라미드 게임(집단따돌림) 확산 방지’를 골자로 한 생활지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배포했다.

전북 소재 한 학교는 지난 21일 가정통신문에서 “최근 티빙에서 공개한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으로 놀이를 가장한 집단따돌림 현상이 학교에 확산되고 있다”며 “놀이로 시작한 피라미드 게임이 특정 대상에게 실체적 괴롭힘을 주는 심각한 학교폭력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북 지역 한 고교가 지난 21일 발송한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 가정통신문. / 출처=학교 홈페이지
전북 지역 한 고교가 지난 21일 발송한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 가정통신문. / 출처=학교 홈페이지
학교 측은 피라미드 게임에 대해 “학교 내에서 계급과 폭력 문제를 다루며 학생들 사이의 서열을 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위 등급 학생들이 하위 등급 학생들을 괴롭히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상호간에 투표해 A~F등급으로 서열을 매기고 하위 등급 학생들은 반 청소, 급식, ‘감정받이’ 등 공식적인 괴롭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 사이에 자유롭게 이뤄지는 놀이문화가 범죄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학부모님들의 적극적 관심과 지도를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따돌림 대상을 뽑는 가상 학급을 다뤘다. 투표에서 하위 등급을 받으면 모두의 괴롭힘 대상이 되는 내용으로, 학교 드라마임에도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공개됐다. 학생들의 모방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