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라디오 등 북한 매체 반미 논조 강화…내부결속 의도인 듯
북 "우크라 전쟁 원인은 숭미사대…미국에 대한 환상은 자멸"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미국과 서방에 의존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돌리며 "미국과 서방에 대한 환상은 곧 자멸이자 괴멸"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미국과 서방에 대한 환상은 우크라이나에 무엇을 가져다주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키이우 괴뢰정권은 시대착오적인 숭미사대와 외세의존으로 나라를 망치고 민족을 망하게 하는 참혹한 비극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친미 정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으로 위협을 느끼고 "특수군사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며 "미국과 서방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어리석고 자멸적인가를 명백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 기사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6면에도 실렸다.

북한 매체들은 이같이 반미 사상을 강조하는 기사를 최근 들어 자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고조시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8일 각지 대학청년동맹조직에서 반제반미 계급의식 교양사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미제와 괴뢰한국 족속들의 침략적 본성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9일, 15일 등 3편에 걸쳐서 '미제에 대한 치솟는 복수심의 발원점, 역사의 고발장인 신천박물관을 찾아서' 기사를 연재했다.

황해남도 신천군에 있는 신천박물관은 6·25전쟁 당시 미군의 '만행'을 전시하는 반미 교양의 거점으로, 이곳에서는 '복수결의모임'과 같은 미국 규탄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