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가 시작된 22일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아직 벚나무에 꽃이 피지 않은 제주시 전농로를 걷고 있다.   /뉴스1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가 시작된 22일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아직 벚나무에 꽃이 피지 않은 제주시 전농로를 걷고 있다. /뉴스1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봄꽃축제를 앞둔 지방자치단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수일 이른 3월 말로 예상되면서 지자체들은 축제 일정을 당겼다. 하지만 축제 직전 찾아온 꽃샘추위로 대부분 나무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하자 벚꽃도, 사람도 없는 축제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2일 강릉시는 역대 가장 이른 시기(3월 29일)에 열려던 ‘2024 경포벚꽃축제’를 다음달 5일로 1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꽃샘추위가 찾아오고 주말 강수 예보가 있어 개화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결정이다.

경북 경주시는 22일부터 24일까지 황남동 대릉원 일대에서 열 예정이던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를, 충북 청주시는 ‘2024 벚꽃과 함께하는 청주 푸드트럭 축제’를 1주일씩 연기했다.

서울 자치구들도 울상이다. 지난 21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응봉산 개나리축제’를 연 성동구는 24일까지로 일정을 하루 연장하기로 했다. 기상청이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하면서 23일로 예정된 백일장과 그림그리기대회의 차질이 예상돼서다. 오는 29일 서울 최대 벚꽃축제 중 하나인 ‘여의도 봄꽃 축제’를 여는 영등포구도 사정이 비슷하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작년처럼 꽃이 빨리 필까 봐 통상 4월 둘째 주쯤 열던 축제를 3월 말로 당겼는데 축제가 다 끝난 뒤에야 꽃이 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벚꽃 축제는 다음달 2일 끝나는데 한 민간 기상업체의 예측에 따르면 서울의 벚꽃 개화 시기는 4월 3일이다.

올해 축제 날짜와 개화 시기가 어긋난 건 꽃샘추위와 일조량 부족 등의 변수가 예년보다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