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만권의 철강·화학·2차전지 소재 등의 수출입을 담당하는 광양항 전경.  광양경제청 제공
전남 광양만권의 철강·화학·2차전지 소재 등의 수출입을 담당하는 광양항 전경. 광양경제청 제공
개청 20주년을 맞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하 광양경제청)이 ‘미래산업·해양관광 거점으로 도약하는 경제자유허브’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투자 40조원, 기업 750곳 유치, 일자리 8만 명 창출에 나선다. 2000년대까지 자연 용지 그대로의 뻘밭에 불과했던 광양만권은 20년 동안 투자 유치의 결실로 2차전지 전주기 생산체계를 구축해 국내 2차전지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40조 투자…광양만권을 2차전지 허브로"
광양경제청은 “2004년 3월 개청 후 20년 동안 기업 473곳을 유치해 25조8330억원의 투자 실현 실적을 거뒀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외국인 기업은 74곳(6조80억원), 국내 기업은 399곳(19조8250억원)이 광양만권에 투자했다. 개청 후 10년 동안 145개사, 2014년부터는 매년 20여 개 이상의 기업을 유치해 온 광양경제청은 2016~2017년 100개가 넘는 기업을 안착시키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년간 고용인원은 5만 명을 넘는다.

2차전지 산업 투자가 본격화한 2021년 이후 광양만권의 투자 유치 실적은 매년 1조원대를 넘겼다. 2021년에는 포스코리튬솔루션 7680억원, 한국수소발전 3000억원 등 30곳이 1조6990억원을 광양만권에 쏟아부었다. 2022년에도 삼박LFT 4500억원 등 18개사가 1조671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포스코리튬솔루션 5750억원 등 22곳으로부터 1조2060억원을 유치하는 결실을 거뒀다.

광양경제청 관계자는 “양극재 등 2차전지 핵심 소재를 세계에 공급하는 포스코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2차전지 소재 기업이 잇따라 광양만권에 투자하고 있다”며 “광양만권을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될 ‘2차전지 허브’로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광양경제청은 2030년까지 7곳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산단의 총면적만 2498만㎡에 이르고 사업비는 5조4282억원에 달한다. 이 중 산업 용지는 1594만㎡로, 조성률 47.2%를 기록하고 있다.

산단뿐만 아니라 광양만권을 세계적인 해양관광산업 중심으로 키우기 위해 장기체류형 남해안 거점 관광단지 조성도 본격화한다. 광양경제청은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전남 여수 경도지구 진입도로 임시 개통을 추진한다. 여수 화양지구에는 1조524억원을 들여 관광·휴양 기능을 갖춘 복합관광단지를, 경남 하동 두우레저단지에는 주거·복합 레저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은 2003년 10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됐다. 전남 여수·순천·광양시와 하동군 일원을 포함한다.

송상락 광양경제청장은 “주요 산업인 철강·화학산업과 지리적 강점을 지닌 물류망을 기반으로 핵심 전략 산업 투자 유치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올해엔 2차전지 전주기 생태계 구축 안정화와 함께 특구 지정을 통해 2차전지 산업 집적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양=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