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있는 토목설계업체 남경엔지니어링 본사 1층엔 가족 돌봄실이 있다. 2020년 한 사내 부부가 자녀들을 돌볼 곳이 없자 회사가 수천만원을 들여 마련했다. 유아교육과를 나온 돌봄교사와 원어민 교사도 채용했다. 직원들은 임신·출산 시 육아휴직을 쓰고 단축근무도 할 수 있다. 조민선 씨(45)는 “근무 기간이 길어질수록 평생직장으로 삼아야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도 출산과 육아에 친화적인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인데, 이런 가정 친화적 기업 문화는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강원 춘천에 있는 관광명소 남이섬을 운영하는 ㈜남이섬엔 1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도심에서 떨어진 ‘섬 안의 중소기업’인데 전체 근로자의 65%가 20~40대 젊은 직원이다.

비결은 출산·육아에 친화적인 기업 문화다. 이 회사엔 365일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이 있다. 출산 축하금과 자동휴가제도 등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낸 직원 20여 명 중 퇴직자는 한 명도 없다. 이정은 ㈜남이섬 인사팀장은 “최근 신규채용 면접을 보면 지원 동기로 모성보호제도를 꼽는 지원자가 많았다”며 “그럴 때마다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넥스틴은 육아휴직을 하지 못한 직원에게 베이비시터를 1년간 지원해준다. 월 300만원가량의 비용을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박재훈 넥스틴 대표는 “전문인력이 육아휴직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보다 베이비시터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회사에 유리하다”며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모션은 남녀 가릴 것 없이 자녀가 생기면 최소 6개월 이상 출산휴가·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출근 시간은 오전 7~10시 사이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단순 복지처럼 보이지만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