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환경서 예산 부족…국내 IP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돼야"
애니메이션 업계 만난 유인촌 장관 "산업 파이 키우겠다"
"애니메이션 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그 가능성을 보고 투자가 이뤄져 업계가 자율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내년 예산을 점검해 키워볼 만큼 키워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신창환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 홍성호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장, 한병아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장, 강명구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장, 정길훈 퍼니플럭스 대표, 조경훈 스튜디오 애니멀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재편하며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강국인 미국, 일본 등과 글로벌 경쟁에서 분투하는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올해 애니메이션 분야 예산은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193억원) 예산을 포함해 총 466억원이다.

K-콘텐츠 전체 예산이 1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홍성호 산업협회장은 "애니메이션은 영화, 시리즈로 끝나지 않고 완구, MD(상품), 캐릭터로 확장된다"라며 "아쉽게도 정부의 직접적인 산업 지원이 200억원대로 작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업계가 "한국은 드라마, 일본은 애니메이션"이란 관점에서 투자해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콘텐츠 제작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창환 제작자협회장은 "애니메이션 제작비가 드라마의 10분의 1인데, 넷플릭스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투자하고, 국내 OTT도 한국 작품 투자가 드물다"며 OTT 환경에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정길훈 퍼니플럭스 대표는 "15년 정도 업계에서 키즈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다가 아이들이 줄며 어려워지고 있다"며 "15세 이상 시청층이 볼 작품을 제작하려 해도 만들어보기 어렵다.

정부가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애니메이션 업계 만난 유인촌 장관 "산업 파이 키우겠다"
참석자들은 15세 이상부터 성인까지 즐길 한국 지식재산권(IP) 작품을 제작하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극장가 화제의 애니메이션은 모두 해외 작품이었다.

이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른 '엘리멘탈'의 누적 관객 수는 724만명이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등 일본 애니메이션은 각각 약 487만, 557만명을 모았다.

신창환 회장은 "애니메이션 시청층이 변화해 성인도 즐길 작품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IP가 웹툰, 웹소설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이런 IP를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선순환되는 구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경훈 애니멀 대표도 "국내 웹툰 등의 원천 IP로 2차 저작물을 만드는 기반이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과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웹툰과 국내 OTT, 미디어 관련 기업 등이 콘센서스를 만들어 수익이 국내로 환원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참석자들은 또한 정부가 조성하는 모태펀드의 애니메이션 투자 할당과 전문인력 양성, 독립애니메이션 지원 등을 당부했다.

인력 양성과 관련해선 세계적인 감독을 배출한 한국영화아카데미와 같은 애니메이션 아카데미가 만들어져 신규 및 재교육된 인력이 산업으로 진입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업계 의견을 경청한 유 장관은 "예산이 늘어난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며 좋은 스토리를 만들고 사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마중물은 있어야 하니 내년 예산을 상향해서 확보해야 한다.

1년에 끝나는 지원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확실하게 성공하도록 관리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