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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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로빈후드 등 관련주들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량이 반토막 나는 반감기가 다가오면서 비트코인 채굴주는 낙폭을 키우고 있다. 투자 변수가 곳곳에 산재한 이들 비트코인 관련주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사상 최고가

거래소 웃고 채굴기업 울고…희비 갈린 코인株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0.8% 오른 1766.15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180%가량 뜀박질했다.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 세계 상장사 가운데 비트코인 보유량이 가장 많은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20만5000개가량이다. 현재 시세를 감안하면 21조4600억원어치다.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만큼 이 회사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증시 상장에 대한 기대로 올 들어 70%까지 뛰었다. 최근에는 7만300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마켓 주가도 비슷한 이유로 올 들어 17.1% 올랐다. 이 회사도 적잖은 규모의 비트코인을 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굴 관련주는 반감기를 앞두고 내림세다. 암호화폐 채굴주인 마라톤디지털홀딩스와 라이엇플랫폼스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6.1%, 24.1% 하락했다. 다른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아이리스에너지 주가는 31.4% 급락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량이 평소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보통 4년 주기로 돌아온다. 비트코인 채굴업체는 반감기에 직면하면 채굴량이 감소한다. 그만큼 실적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

○실적과 관계없이 출렁…투자 유의

하지만 비트코인이 급등한 틈을 타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선 기업들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최근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위해 7억8000만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올 들어 주가가 44.7% 치솟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은 최근 10억달러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채권 발행으로 코인베이스의 부채 규모는 4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CB는 만기 때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전환 과정에서 주식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주식 가치는 희석된다. 이들 주식에 섣불리 투자했다가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이 쏟아지는 등의 이유로 손실을 볼 우려도 높다.

비트코인 가격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관련 수혜주 주가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 관련주는 실적 등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관계없이 출렁이는 경우가 많다. 비트코인 시장 흐름에 따라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한다. 고텀 추가니 미국 번스타인증권 암호화폐 담당 수석연구원은 “향후 비트코인 시세가 일정 수준으로 오르지 않는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기업의 펀더멘털과 함께 CB 발행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 수혜주를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