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지세력 기반 갖춰…고향과도 인접
'친명' 민형배도 지역구서 '체급' 올릴 기회
'전국구 격전지'로 떠오른 광주 광산을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22대 총선 출마 지역구로 광주 광산을을 선택하면서 해당 지역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곳이 됐다.

이재명 사당화를 비난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 공동대표가 '친명' 현역 민형배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 지역구를 택한 배경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총선 필승 결의대회에서 "광주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들었는데 놀랍도록 많은 분의 의견이 시간이 갈수록 그쪽(광산을)으로 모아졌다"며 지역구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공동대표는 두루뭉술하게 얘기했지만, 광산을은 '총선 역사'가 상당히 복잡하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 공동대표의 최측근인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민형배 후보를 이겼던 곳이다.

하지만 권리당원 불법 조회를 한 김성진 예비후보와 박 전 행정관이 단일화하고, 그 명부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해 부당하다는 민 후보의 재심 요구로 재경선이 이뤄지면서 승패가 뒤집혔다.

박 전 행정관 입장에서는 입안에 들어온 사탕을 민 의원에게 뺏긴 꼴이 된 악연이 만들어진 곳에 이 공동대표의 자리를 깔아 준 셈으로, 본인 조직을 총동원해 이 공동대표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또 19대(보궐)·20대 국회에서 광산을 국회의원을 지낸 권은희 전 의원과 지역 지지 기반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김학실 전 광주시의원 등도 이 공동대표에게 힘을 보태고 나섰다.

권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낙연 대표가 전화를 걸어 광산을로 출마하시겠다고 이해를 구하셨다"며 "(이 공동대표의) 광주 출마를 강하게 얘기했었고 광주에, 호남에 진심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저의 조언을 받아들이셨기에 수긍했다"며 지지를 드러냈다.

'전국구 격전지'로 떠오른 광주 광산을
특히 광산구는 이 공동대표 고향인 전남 영광군과도 인접해 많은 향우가 거주하는 곳이어서 '지연'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 공천 파동으로 생긴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새로운미래와 이 공동대표를 대안 세력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에 실망한 광주 표심이 국민의힘이나 개혁신당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광산구는 주민 평균 연령이 39.5세로 광주에서 가장 젊고, 그중에서도 광산을에 젊은 층이 더 많이 거주해 과거에도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전례가 있다.

민 의원을 제외하고 민주당 광주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경선에서 모조리 낙마한 것도 새로운미래에서 '바람'을 기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공동대표가 이곳에서 민 의원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친명을 꺾었다는 상징성과 함께 광주 민심이 정권과 맞설 주체로 민주당이 아닌 다른 선택을 원하고 있다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양쪽 모두에 상당한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공동대표는 명분 있는 싸움을 할 수 있고, 민 의원 역시 이 공동대표와의 맞승부로 정치적 체급을 올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1일 "이 공동대표는 광주 출마 결과가 본인 행보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나아갈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민 의원도 거물과 대결해 이긴다면 정치적 위상이 상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