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장회의 계기 신임장 수여식 검토…사본으로 활동은 가능
신임장 원본 없이 출국한 이종섭, 내달 일시귀국 가능성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이르면 다음 달 예정인 재외공관장회의를 계기로 한국에 잠시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이 대사는 출국금지 해제 이틀 만인 전날 오후 호주 브리즈번행 항공기를 타고 출국했다.

이어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주호주 대사관이 있는 수도 캔버라로 이동해 대사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 원본은 받지 않고 출국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재외공관장회의를 계기로 한국에 일시 귀국했을 때 다른 대사들과 함께 신임장 수여식을 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공관장회의는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한국 공관장들이 귀국해 서울에 모이는 행사로 다음 달 개최가 유력하다.

신임장은 해외에 파견되는 대사가 자국 국가원수로부터 받아 주재국 국가 원수에게 제정하는 문서다.

통상 출국 전 신임장 수여식을 통해 원본을 전달받는다.

그러나 임명 공관장이 소수일 때는 별도로 수여식 일정을 잡기 어려워 신임장 원본 없이 출국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외교당국 설명이다.

지난달 4일 이 대사와 함께 임명된 공관장은 주나이지리아대사(김판규 전 해군참모차장) 1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부임하는 공관장이 소수인 경우에는 부임 이후에 외교행낭을 통해 별도로 (신임장을) 송부해서 주재국에 제정한다"며 "이후 다수의 신임 대사가국내에 모이는 자리에서 세리머니 차원의 신임장 수여식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 대사의 신임장 원본을 조만간 외교행낭으로 호주 현지에 보낼 방침이다.

다만 신임장 원본이 없어도 이 대사가 신임장 사본을 호주 외교부에 제출하면 대사로서 대부분의 활동이 가능해진다.

이 대사의 신임장 사본 제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원본을 제출하게 되면 삼부요인을 만나고 공식적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개념"이라며 "대부분의 일반적 외교활동은 신임장 사본 제출 이후에는 모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완중 전임 대사는 이날 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2022년 12월부터 1년 2개월여간 호주 대사로 재직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완중 대사는 지난해 말 정년이 도래해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만 지난해 말 24억 달러 규모의 장갑차 수출계약이 체결돼 관련 업무 종료 후에 후임자 임명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주는) 인태전략상 매우 중요한 안보 파트너이고 이런 측면을 고려해 국방장관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물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