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영양실조 상황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가자지구의 열 살 소년 야잔 카파르네가 지난 4일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진=REUTERS
10일(한국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영양실조 상황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가자지구의 열 살 소년 야잔 카파르네가 지난 4일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진=REUTERS
뼈만 남은 깡마른 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이 공개돼 가자지구의 비참한 상황을 알렸던 열 살 소년이 결국 사망했다.

10일(한국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영양실조 상황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가자지구의 열 살 소년 야잔 카파르네가 지난 4일 숨졌다고 보도했다.

야잔의 사진은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확산되며 가자지구의 열악한 식량 상황을 세상에 알렸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창백한 소년의 얼굴에는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얼굴 뼈가 움푹 들어간 곳마다 피부는 처져있다. 눈은 푹 꺼졌고 턱은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다.

야잔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전쟁 전에는 비영리단체가 파견한 물리치료사의 자택 치료와 약물 덕분에 걷지는 못했지만 수영은 할 수 있게 될 정도까지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었다고 한다. 야잔의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아침 식사로 계란과 바나나를 준비하는 등 영양가가 높은 식단을 짰다.

그러나 전쟁 발발 후 야잔의 가족이 피란길에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야잔에게는 부드러운 고영양식이 필요했지만 피란 중에는 이를 구할 수 없었다. 비위생적인 대피소에 있을 수 없어 몇 번이고 계속 거처를 옮겨야 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가자지구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어린이와 노인 등 20명이 굶주림과 탈수를 겪으며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델 호도르 유니세프 중동 국장은 "이 비극적이고 끔찍한 죽음은 인간이 만든 것이며, 예측할 수 있고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