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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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총선 지원 사격을 위한 접전지 순회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12월말 취임한 한 위원장이 지난 두달 간 뛴 지방 거리는 6000km(여의도 왕복 기준)를 돌파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식 유세 기간에 뛴 거리(5266km)를 넘어섰다. 한 위원장은 앞으로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격전지를 줄줄이 찾아 표심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대학생들을 만난뒤, 천안중앙시장에서 상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천안은 21대 총선에서 3개 지역구 모두 민주당이 깃발을 꽂은 곳으로, 국민의힘은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그만큼 여당에선 꼭 잡아야 하는 지역 중 하나다. 한 위원장은 이날 타운홀 미팅 뒤 기자들과 만나 "충청도민들은 선거 과정에서 대단히 냉정하고 대단히 정확한 판단을 해오셨다"며 "충청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선거를 출발하는 우리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까지 천안을 포함해 전국 19개 지역(서울 제외)을 22차례에 걸쳐 방문했다. 올해 초 대전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대구, 광주, 청주, 수원, 고양, 원주, 단양, 창원, 부산, 양산, 예산, 인천, 서천, 문경, 구리, 김포, 의정부 등을 돌았다. 최단 거리 도로 기준 왕복 이동 거리는 6137km로, 서울-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편도 거리(5000km)를 넘는다.

특히 두 차례씩 찾은 지역은 이번 총선에서 특히 사활이 걸린 곳이다. 전통적 캐스팅보터인 대전, 민주당이 5석을 모두 차지한 수원, 강원도 내 보수 험지인 원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간 ‘명룡 대전’이 예고된 인천(계양을) 등이다. 계양을에서는 한 위원장이 저녁 퇴근 인사 일정까지 함께 하며 가장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만큼 가장 공을 들여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평가다.

지역에선 대체로 ‘한동훈 효과’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인원 결집 효과에 지역 공약 실현에 대한 기대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주 지역의 한 여권 관계자는 "두번째 방문에서 주최측 추산 약 1만명이 결집했는데 이 지역에선 보기 드문 일"이라며 "보수적으로 봐도 1% 이상의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에서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갑)이 현역 김영진 의원을 상대로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 등 지역 방문 이후 긍정적 변화도 나타났다는 후문이다. 수원 정계의 한 관계자는 "철도 지하화 등 지역 현안 공약을 수원에 와서 발표한 것도 민심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야권의 텃밭에서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는 “지역에 와서 분위기를 끌어내 주는 것이 동기 부여 등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민주당 조직력이 오랫동안 강하게 유지된 지역에선 한 위원장 브랜드만으로 지지율을 반전시키기는 건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5일 충북 청주에 이어 수원(7일), 성남·용인(8일)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다. 수원은 세번째 방문으로, 단일 지역으로는 가장 많이 찾게 되는 셈이다. 이외에 인천 중구·강화·옹진을 비롯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른 전략 지역도 조만간 잇따라 찾을 계획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국 17개 시·도당을 방문해 4.10 총선 승리를 위한 필승 결의대회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전면 취소했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당원이 아닌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행사 위주로 재편한 것"이라며 "수도권 접전지는 가능한 한 여러 차례 찾아 지역 민심을 들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