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프로야구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인 티빙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중계 계약을 체결했다. 시범경기는 무료로 제공하되 본 경기는 월 5500원 이상 요금제로 송출하기로 했다.

프로야구 모바일 중계 돈 내고 본다
티빙과 KBO는 KBO리그 뉴미디어 분야 유·무선 중계권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이다. 이번 계약으로 티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한 프로야구 중계와 동영상 스트리밍, 재판매 권리 등을 확보했다.

티빙은 유료로 KBO리그를 중계할 예정이다. 광고와 연동한 월 5500원 요금제인 ‘광고형 스탠다드’ 이상의 상품을 구독해야 프로야구를 모바일로 시청할 수 있다. 단, 시범 경기가 열리는 오는 9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는 무료다.

야구 중계를 활용한 숏폼 콘텐츠를 제3자가 제작, 유통하는 행위는 허용된다. 응원 구단 설정, 경기 알람 기능, 단체 채팅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야구 팬덤을 키우는 장치를 두겠다는 얘기다.

이번 계약은 3년간 1350억원, 연평균 450억원 규모다. TV를 제외한 중계권 계약 중에선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다. KBO가 네이버 컨소시엄과 체결한 2019년 계약은 5년간 1100억원, 연평균 220억원 정도였다.

티빙이 기존 계약보다 두 배 넘는 값을 부른 것은 OTT 경쟁사인 쿠팡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앱 시장분석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티빙 앱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안드로이드 기준 406만 명이다. 넷플릭스(796만 명)뿐 아니라 쿠팡의 OTT 플랫폼인 쿠팡플레이(5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프로야구는 티빙이 쿠팡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는 관중 810만여 명을 동원해 2018년 후 처음으로 800만 관중 시대를 회복했다. 쿠팡이 이미 적극적인 스포츠 중계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도 티빙에 압박이 됐다는 분석이다. 쿠팡플레이는 올 하반기부터 독일 프로축구를 중계한다. 2021년부터 티빙이 갖고 있던 중계권을 가져왔다. 쿠팡플레이는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의 서울 투어도 이달 중계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