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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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에게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성태윤 정책실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과 저커버그 CEO는 30분간 진행된 회동에서 AI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과 메타와 한국 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구현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메타가 적극적으로 역할할 필요성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AI 경쟁이 본격화하고 특히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AI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AI 시스템에 필수적인 메모리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 정부 간 긴밀한 공급망 협력체계가 구축된 만큼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 스마트 가전,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카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AI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메타가 주력하는 메타버스 사업과 관련해 "한국도 시공간 제약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먹거리인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연구개발(R&D), 인재 양성 등 메타와 협력을 희망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의 중요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확장현실(XR) 헤드셋 분야에서 메타가 하드웨어에 강점을 갖는 한국 기업과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AI를 악용한 조작·선동을 막기 위한 메타 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AI를 악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행위를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에 "메타의 경우 선거에 대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 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해 외국 정부들과 가짜정보 유포를 제어하기 위한 협업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저커버그 CEO는 특히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 CEO는 이 과정에서 휘발성이 큰 상황에서 대만 TSMC 의존도가 높은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에 "삼성전자 AI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부분에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서울 인근 투자에 관해서도, 이미 삼성전자가 투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7일 약 9년 4개월 만에 한국을 방문 했으며 사흘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AI·확장현실(XR) 스타트업 대표 및 개발자 등 국내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남을 가졌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