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아랍에미리트(UAE) 1위 통신사 이앤(e&)그룹 경영진을 만나 협력 관계를 다졌다.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도 만나기로 했다. 유 사장은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이앤 부스를 방문해 하템 도비다 이앤그룹 최고경영자(CEO), 칼리파 알샴시 이앤라이프(e& life) CEO 등을 만났다.도비다 CEO는 유 사장을 만나자마자 “올해 가을에, 10월쯤 (한국을)방문하려고 한다”며 연내 추가 만남을 제안했다. 유 사장은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곳 전시물 중 도심항공교통(UAM)을 가장 먼저 들여다봤다.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기반 항공 이동 서비스다. ‘에어 택시’, ‘플라잉 택시’ 등으로 불린다.유 사장과 알샴시 CEO는 UAM 기체에 올라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유 사장은 “우리도 플라잉 택시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모아놓은 ‘디지털 텔코(통신사)’ 플랫폼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유 사장은 “SK텔레콤과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플랫폼을 두 번째 브랜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SK텔레콤과 이앤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로 묶인 관계다. 이들은 지난 26일 MWC 현장에서 도이체텔레콤, 싱텔, 소프트뱅크와 함께 GTAA 창립총회를 열고 AI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빅테크 중심으로 짜인 기존 AI산업 지형을 흔든다는 목표다.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 참가한 김영섭 KT 대표(사진)가 27일(현지시간) “통신 역량에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을 더해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AI와 ICT를 결합한 경영 비전과 사업 전략으로 대대적 혁신에 나설 방침이다.김 대표는 이날 MWC 2024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CT 서비스 회사’ 비전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AI 역량을 강화해 KT를 제대로 된 ICT 회사로 키우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는 “KT가 통신 쪽에선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지만 IT 경쟁력은 부족하다”며 “통신기술(CT)과 IT를 합쳐서 바꿔나가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이를 위해 전사 차원의 AI 대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KT의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IT 기본 역량을 검증하는 ‘AX 디그리’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AI 모델링, 데이터사이언스, 클라우드 인프라 등을 다룬다. AI 또는 IT 관련 공인 자격증을 취득하면 응시료와 자기 계발 격려금을 지급한다.김 대표는 “KT의 DNA를 AI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며 “직원 평가 보상제도도 점진적으로 개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모든 직급에서 AI 등 ICT 전문 인력 1000여 명을 채용해 AI 전환의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개방형 AI 파트너십도 추진한다. 빅테크,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혼자만의 힘으로 1등 하는 회사와 조직은 없어진 지 오래됐다”며 “협력을 잘하는 ‘협력 고수’야말로 진정한 고수”라고 했다.KT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과 오픈AI의 GPT, 메타의 라마 등을 함께 활용하는 내부 업무혁신 플랫폼 ‘젠아이두’를 개발해 전사에 적용할 방침이다. 멀티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추구하겠다는 얘기다. AI 개발환경·어시스턴트·에이전트 등 3대 AI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대표는 “추후 금융 분야에 특화한 슈퍼앱을 개발해 AI 뱅킹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한국 유망 스타트업이 첨단 기술과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부 업체는 MWC를 발판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의 지원으로 국내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MWC에 참가했다. KT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영상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 슈퍼브에이아이, 도로 노면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업체 모바휠, 코딩 교육 로봇 개발사 마르시스, 에너지 효율화 자동 점검 시스템을 만든 CNU글로벌 등이다.KT는 KT 전시관에 ‘KT 파트너스관’을 마련해 기업별로 독립된 전시 공간과 바이어 상담 공간을 제공했다. KT는 현지 수출 마케팅을 돕기 위해 항공 및 숙박 등 스타트업 직원의 출장 비용도 지원했다.SK텔레콤은 ‘4YFN(4 Years From Now)’이란 행사를 통해 협업한 AI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4YFN은 4년 뒤 MWC 본 전시에 참가할 수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미리 알리겠다는 의미다.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파인더를 제공하는 투아트, 음성 기반 수면 진단 서비스업체 에이슬립, AI 기반 인지 치료 소프트웨어 개발사 이모코그 등 SK텔레콤의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한 스타트업이 주목받았다.사물인터넷(IoT) 기반 반려동물 모니터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젠트리, 장애인 엔터테이너 및 콘텐츠 전문 기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물을 활용한 대기 정화 솔루션 기업 워터베이션 등 환경과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스타트업도 SK텔레콤의 MWC 전시관에 참가했다.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도 MWC를 찾았다.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아톰을 소개했다. 아톰은 지난해 AI 반도체 기술력 검증 테스트 엠엘퍼프(MLPerf)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딥엑스는 에지용 AI 반도체 등을 전시하고 다양한 해외 고객사와 협력을 논의했다. 퓨리오사AI는 에이수스와 AI 반도체 워보이가 탑재된 서버를 공개했다.패션 테크 기업 지이모션도 이번 MWC에 참여했다. 3차원(3D) 디자인 소프트웨어 ‘제트 웨이브’를 활용한 디지털 쇼룸 등을 선보였다. 한동수 지이모션 대표는 “이번 MWC를 계기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며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 팀을 꾸리고 해외 인재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