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 파병설' 파장 속 중·러 결속 확인 상징적 장면
中 외교차관, 한달만에 러 방문…"양국 관계 역사상 가장 좋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거론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이 관심을 끈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한 달 만에 다시 만나 결속을 다졌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쑨웨이둥 부부장(차관)이 초청에 응해 26∼27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중러 관계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중·러·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무 회담을 했다"며 "이 기간 쑨 부부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접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외교부는 "양측은 우크라이나 위기와 조선반도(한반도) 형세 등 공동의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소개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쑨 부부장은 "양국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있다"면서 "양측은 수교 75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고위급 교류를 긴밀히 하고, 정치·전략적 상호신뢰를 지속 강화하며 전면적·전략적 협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중국과 함께 양자·다자 전략적 협조를 심화하고 SCO와 브릭스(BRICS) 등 메커니즘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발전을 함께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9∼30일 러시아에 마자오쉬 부부장을 파견해 러시아 외무부 장·차관과 잇따라 접촉하고 우크라이나 상황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중동 문제, 한반도 문제, 양국 관계 등을 논의했다.

쑨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주중 우크라이나대사를 만나 전쟁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1개월의 시차를 둔 이번 중러 양국 외교 당국자의 접촉은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설' 언급이 나온 시점에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유럽·북미 인사들과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연 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직접 파병하는 방안 역시 배제할 수 없다며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7일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대화는 나토와 러시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 이후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파병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