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리튬기업인 미국 앨버말과 세계 최대 광산기업 스위스 글렌코어가 “리튬과 니켈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앞다퉈 내놨다. 지난해 가격 폭락으로 올해 리튬·니켈 공급량은 작년보다 줄어드는 반면 전기차 수요는 작년보다 25~27%가량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리튬, 니켈 가격 폭락으로 타격을 받은 LG화학 등 국내 양극재 4사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튬·니켈값 바닥쳤다"…'희망' 보이는 K양극재
25일 업계에 따르면 앨버말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리튬 가격이 현재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버말은 그 근거로 손실을 본 광산기업들이 감산에 나선 것을 들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글로벌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2월 27일 t당 35만1500위안에서 이달 22일 8만8000위안으로 1년 동안 74.9% 빠졌다. 앨버말은 “채굴 단계 등 공급망 상단에서의 리튬 재고는 정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도 최근 “올해 리튬 가격은 현재 범위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했다.

글렌코어는 올해 니켈 평균가격이 t당 1만6256달러로, 현 수준(22일 1만6985달러)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니켈 가격은 1년 전(2만4600달러)보다 31% 떨어졌다. 글렌코어는 니켈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뉴칼레도니아 광산을 매각하는 등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작년에는 10만8000t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8만~9만t, 2025년엔 7만5000~8만5000t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리튬, 니켈 가격이 안정되면 실적 부진에 빠진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LG화학(양극재 사업부문) 등에 희소식이다. 이들 기업은 3~6개월 전 사둔 리튬, 니켈 등으로 양극재를 제조해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에 납품한다. 가령 3개월 전보다 현재 리튬 가격이 20% 떨어지면 양극재를 납품할 때 그만큼 손해를 본다. 배터리 업체는 소재 기업과 계약할 때 납품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판가를 정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면 차익을 볼 수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