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실력이 검증된 개발자들이 차린 스튜디오에 뭉칫돈을 넣고 있다. 네오위즈, 크래프톤, 컴투스 등이 신생 게임사와 손을 잡은 데 이어 엔씨소프트도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한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최근 신생 게임사인 에이버튼에 전략적 투자를 해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공급 판권을 획득했다. 올초 회사를 차린 김대훤 에이버튼 대표는 2006년 넥슨에 합류해 메이플스토리의 해외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인기 게임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등도 김 대표 작품이다.

컴투스는 타사 지식재산(IP)을 적극 수혈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바꿨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지난달 25일 연 미디어 행사에서 “다양한 IP를 지속 발굴해 컴투스에 ‘세계 최고 수준(톱티어)의 공급사’라는 수식어가 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견 개발자가 차리는 게임사는 기존 게임사들이 앞다퉈 돈을 쏟아붓는 투자처로 꼽힌다. 내부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도 외부에서 양질의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네오위즈는 인기 게임 ‘위쳐 시리즈’와 ‘사이버펑크2077’의 개발자 4명이 차린 폴란드 블랭크게임 스튜디오에 224억원을 투자했다.

크래프톤은 작년 10월 게임사 바운더리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바운더리는 2022년 모바일 RPG ‘언디셈버’를 개발한 이들이 주축이 돼 세웠다. 스마일게이트도 같은 달 컨트롤나인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컨트롤나인은 ‘세븐나이츠2’ ‘리니지M’ 등을 개발한 이들이 차린 회사다.

엔씨소프트도 현금 1조5000여억원을 들고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니 산하 콘텐츠 유통사인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콘솔 게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지난해 1월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 일부를 매각하고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오는 3월 공동 대표로 선임하기로 한 것도 게임사업 투자에 집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