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80시간 노동 싫다면서 의대증원 반대는 모순"...입장 낸 세브란스노조
사진=연합뉴스

보건복지 분야의 유력 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며 (정원 확대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며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조속한 복귀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연세대학교 의료원 산하 강남, 신촌, 용인 지역, 3개 병원에 일하고 있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조직돼 있으며 조합원은 5500명 규모다.

세브란스노조는 21일 입장문을 내 "전공의들 요구 중 하나인 ‘주 80시간 노동 환경개선’은 증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증원 철회를 요청하는 현재의 집단행동은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 모순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주 80시간 노동환경'이란 병원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일주일 근로시간이 80시간이 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대한전공의 협회가 지난해 1월 공개한 ‘2022년도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일주일 평균 77.7시간을 일하고 있으며, 전공의들 중 52.2%는 주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의 근로 조건 개선 요구는 계속됐고, 개선하는 내용이 담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 노조는 "(전공의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도 의대 정원 확대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임상전담 간호사(PA)’를 대체인력으로 내세우면서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삼는 방식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임상전담간호사들을 어떻게 제도 내에 편입해 관리하고 지원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며 "집단행동을 기회 삼아 마치 대체제,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것은 감정만 자극하고 직역 간 갈등을 양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세브란스병원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의료 대란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검사와 치료 일부는 전공의 공백을 대비해 미리 일정을 당겨 준비한 과도 있고, 진료과 특성상 전공의 이탈에도 불구 전혀 영향이 없는 곳도 있다"며 "당장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의료대란 수준은 아니며 병원노동자들이 업무 공백의 짐을 조금씩 나눠 가지고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전공의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생한 간호사의 노동강도 증가를 문제 삼았다. 노조는 또 "수술 건수 감소, 환자 수 감소 등으로 업무가 줄었으니 강제로 휴가를 부여해 노동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있다"며 "세브란스병원에서 간호사들에게 강제휴가를 종용해서 집단행동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다는 등의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세브란스 노조는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어떠한 형태의 불법의료 행위 지시와 강요를 거부한다"며 "현재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