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법원 정기인사 이후 실력파 판사들이 대형 로펌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명 안팎의 판사 출신 법조인을 영입했다. ‘법원의 허리’로 불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지방법원장 승진제도 폐지 이후 베테랑 판사들의 로펌행이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광장·태평양·세종·율촌 등 국내 10대 로펌은 판사 출신 법조인 영입을 거의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된 판사들은 대부분 다음달부터 소속 로펌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여러 재판을 두루 경험한 부장 판사나 조세·노동 등 특정 분야 전문성을 지닌 판사 모두 영입 대상”이라며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선점하는 분위기가 강해 영입전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판사 출신 법조인을 확보한 곳은 김앤장이다. 주선아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사법연수원 33기), 이재찬 전 서울고법 판사(34기), 장철웅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34기)를 비롯해 경력 15년 이상의 판사 출신 법조인을 대거 영입했다.

강동혁 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31기), 장준아 전 서울고법 판사(33기), 정기상 전 수원고법 판사(35기)는 다음달부터 광장에 합류한다. 태평양에도 다음달부터 4명가량의 전직 법관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은 김동규 전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29기)와 도훈태 전 대전지법 천안지원 부장판사(33기)를 영입했다. 김 전 판사는 법원 내 도산 분야 전문가로 유명하다. 다음달부터 세종의 기업구조조정센터에 배치될 예정이다. 도 전 판사는 대법원 조세조에서 총괄 재판연구관 등으로 5년간 근무한 조세 분야 전문가다. 율촌에는 이명철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30기)와 신재환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 겸 중앙지법 부장판사(31기)가 합류한다. 이 전 판사는 노동 사건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신 전 판사는 형사 사건에 탁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달 명예퇴직한 정우정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30기)와 최태영 전 중앙지법 부장판사(31기)는 대류아주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 전 판사는 법원 내 가사 사건 전문가로 유명하다. 화우에는 황재호 전 대전지법 부장판사(34기), 조세 전문가로 정평이 난 유성욱 전 제주지법 부장판사(35기)가 가세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 클럽’에 합류한 바른은 반정모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28기), 이강호 전 전주지법 군산지원 부장판사(33기), 박재순 전 수원고법 고법판사(34기), 김태형 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36기) 등 베테랑 판사 4명을 영입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