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급금 2.6억 '꿀꺽'…협력업체와 공모한 건설업자 구속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제3자에게 간이대지급금을 부정수급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2억 6000만원을 챙긴 건설업자 최 모 씨(52세)를 임금채권보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최 씨가 임원인 A시행사는 경기도 양평군 소재 주택 신축공사를 발주했고 공사를 도급받은 시공사 B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B시공사의 협력업체가 공사 진행을 거부하자 최 씨는 B시공사의 협력업체 대표 5명과 공모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B시공사를 상대로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하게 했다.

최 씨는 진정사건 조사 과정에서 노동청에 출석해 B 시공사의 이사를 사칭하고 대리인 행세를 했다. 최 씨는 근로자들을 B 시공사에서 직접 고용한 것이라고 허위 진술해 임금지급 책임을 B시공사로 돌리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출근기록(출역일보)을 조작해 제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B 시공사에서 직접 고용한 것으로 둔갑시켜 임금체불을 확인받고 간이대지급금을 수령 받게 했다.

결국 A시행사에서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을 청산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이다.

이 외에도 최 모 씨는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C건설업체에 대해서도 그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을 C건설업체에서 직접 고용한 것으로 위장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대지급금을 수령하게 하는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을 청산하기도 했다.

최 씨는 해당 현장에서 전혀 일한 적 없는 사람을 허위로 끼워 넣거나, 실제 계약된 임금보다 액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대지급금 수령액을 키웠다. 최 씨의 범행은 근로복지공단이 근로자들에게 이미 지급된 대지급금을 회수하기 위해 B시공사에 구상권을 행사하면서 밝혀졌다.

성남지청은 범죄혐의가 충분히 소명됐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며 거주가 일정치 않아 도주의 우려가 높다고 판단하고 구속수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승철 성남지청장은 “임금채권보장기금이 부정수급자에 의해 악용되는 것은 공적 재원에 부당한 손해를 발생시킨다"며 "엄정히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