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의혹 첫 폭로…"UNRWA 본부 지하에 '하마스 땅굴'" 공개도
이스라엘, '유엔-하마스 연계' 여론전…"UNRWA 교사 집에 인질"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연계 의혹을 제기한 이스라엘이 UNRWA의 중립성에 타격을 안길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메라브 일론 샤하르 주제네바 이스라엘 대표부 대사는 13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를 출입하는 취재진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UNRWA 소속 교사들의 집에 인질들이 억류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UNRWA는 가자지구에 154개 피란민 보호시설을 두고 있으며 인도적 구호 활동 외에도 학교 부지 등을 이용해 교육 기능을 수행한다.

샤하르 대사는 이 같은 가자지구 보호시설에서 활동하는 UNRWA 소속 교사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의 억류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한 것이다.

샤하르 대사는 "이런 사실은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인질 두 명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며 "억류된 인질 가운데 한 명은 UNRWA의 시설을 통로 삼아 이송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샤하르 대사는 "유엔 예루살렘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2011년 UNRWA 직원 다수가 하마스와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서한에 담아 UNRWA에 전달했지만 어떤 조사도 없었고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내 제보 서한에 거명됐던 사람 중 한 명은 UNRWA 교사로, 다른 한 명은 UNRWA가 운영 중인 학교의 교장으로 여전히 활동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UNRWA는 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기구가 운영 중인 학교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가르친다"면서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 물품은 UNRWA와 연계된 하마스가 통제권을 갖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UNRWA 직원 12명이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인질 250여명을 붙잡아간 하마스의 범행에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내용을 전달받은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직원들을 해고하고 하마스 연계 의혹에 대해 내부 감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유엔은 카트린 콜로나 전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끄는 독립 조사단체에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맡겼다.

최근 이스라엘은 UNRWA의 하마스 연계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을 잇달아 폭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UNRWA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1천200여명이 하마스나 다른 이슬람 무장 조직과 연계돼 있으며 유엔이 감찰 중인 UNRWA 직원들은 단순 연루가 아니라 인질 납치 등의 범죄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에는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UNRWA 본부 건물 지하에 하마스의 땅굴이 있다고 밝히면서 언론에 땅굴 사진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이 땅굴을 둘러볼 수 있도록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등 여론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