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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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처 간 이해관계가 상충하거나 전문성이 유사한 분야의 국·과장급을 맞바꾸는 '전략적 인사교류'에 나선다.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정책 협력을 강화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과 인사혁신처는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협업 행정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인사교류' 24개 직위를 선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부처 간 갈등 발생 소지가 있어 상호 이해가 필요하거나 업무가 유사해 전문성을 공유·활용할 수 있는 국·과장급 직위를 교류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교류 대상 직위는 국장급 10개, 과장급 14개다. 예컨대 부처 간 이해를 확대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과 환경부 자연보건국장을 맞바꾸고,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관광과장과 문화체육관광부 국내관광진흥과장을 교류한다.

비슷한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공유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관과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국장을 교류하고, 기획재정부 개발사업과장과 외교부 개발전략과장을 맞바꾼다.
정부가 전략적 인사 교류 대상으로 선정한 24개 직위. 국조실·인사처 제공
정부가 전략적 인사 교류 대상으로 선정한 24개 직위. 국조실·인사처 제공
전략적 인사교류자에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준다. 우선 교류 수당이 인상된다. 국장급은 8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으로, 과장급은 3급 기준 70만원에서 최대 120만원으로, 4급은 6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성과가 우수하면 개인 성과급 최상위등급(S등급) 지급액의 50% 범위에서 특별성과가산금도 받게 된다.

승진 문턱도 낮아진다. 고위공무원단 인사 규정에 따르면 4급에서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하려면 5년 이상 재직해야 하는데, 교류 성과 우수자는 인사 교류 기간만큼 이 기준을 낮춰 조기 승진 기회를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또 복귀 후 희망 보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핵심 인재로 양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에 확정한 24개 직위에 대한 전략적 인사 교류를 이달 내 완료할 예정이다. 또 향후 민생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협업이 필요한 분야에 교류 직위를 지속해서 발굴·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략적 인사교류 외에도 부처 간 상호 전문성·협업 활용이 필요한 분야, 인사·법제 등 공통 직무 분야 및 지자체·공공기관 등 현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분야 등으로 중점 인사교류 분야를 설정하고 모든 직급 인사 교류를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그동안의 정부 부처 간 인사 교류는 각 부처에서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이뤄지는 구조였다"며 "이번 전략적 인사교류는 협력이 필요한 과제를 중심으로 직위를 선정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사처에 따르면 중앙 부처 간 인사 교류 규모는 연간 약 300명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모든 공직자가 특정 부처 소속이 아닌 ‘대한민국 공직자’라는 협업 의식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인사교류 외에도 평가·교육 등 인사제도 전반을 개선하겠다"며 "국민 중심 하나의(원팀) 정부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