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휩쓸고 있는 ‘공모주 광풍’이 설 연휴 이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케이뱅크 에이피알 등 ‘조(兆) 단위 상장 대어’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오는 14일부터 이틀 동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을 한다. 이날까지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2000곳 가까이 참여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였다. 에이피알은 예상 시가총액이 1조1149억~1조5196억원으로 올해 첫 조 단위 IPO 대어로 꼽힌다. 희망 공모가격은 주당 14만7000~20만원으로 잡았다.
에이피알에 이어 초대형 공모주가 줄줄이 등장할 전망이다. HD현대그룹의 해양서비스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 기업가치는 3조~4조원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모주 시장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춘 대형 게임업체의 기업공개(IPO)도 재개될 전망이다.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를 만든 시프트업이 작년 실적 결산이 끝나는 대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유통·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올해 IPO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면서내년 4월까지 IPO를 마무리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작년 상장을 철회한 기업들도 다시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IPO 재도전을 발표하고 새로운 주관사단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2022년 9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심리가 갑자기 얼어붙자 이듬해 2월 상장 작업을 백지화했다. 서울보증보험도 IPO 재도전을 저울질 중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달 열리는 회의에서 이 회사의 연내 상장 재도전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10월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지만 흥행에 실패하자 IPO를 접었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IPO 재개 의지가 강해 하반기 공모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