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자동차 랠리서 소외된 HL만도…언제쯤 키 맞추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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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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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팔랐던 자동차섹터 랠리에서 소외됐던 HL만도가 ‘어닝 쇼크’로 급락했습니다. 일회성 비용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를 제외해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못 미쳤습니다. 작년 결산 배당도, 올해 실적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도 모두 실망스럽습니다. 증권가에선 내년에나 눈여겨볼 만한 실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실적 부진에…업종 오를 때 소외되고, 빠질 땐 더 많이 하락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만도는 지난 6일 11.40% 하락한 3만26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어닝 쇼크로 증권가의 혹평이 이어진 탓입니다.

어닝쇼크는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됐습니다. 올초 981억원이던 HL만도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실적 발표 직전에는 899억원까지 하향됐기 때문입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하향되는 건 어닝쇼크의 전조입니다.

어닝 쇼크가 예상되면서 HL만도는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 수혜 기대에 따른 자동차 섹터 랠리에서도 소외됐습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32.15%와 35.67% 상승하는 동안 HL만도는 고작 8.54%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마켓PRO] 자동차 랠리서 소외된 HL만도…언제쯤 키 맞추려나?
HL만도는 작년 4분기 5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실적 발표 직전에 집계된 컨센서스(899억원)를 43.71% 밑돌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불용 재고 처리, 품질 충당금 적립, 고객사의 개발비 정산 지연 등 275억원의 일회성 비용입니다.

문제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도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00억원가량 적다는 점입니다. 경기 둔화 때문입니다. 차량을 많이 판매할 자신이 없는 완성차업체들이 재고를 많이 쌓지 않으려 하면서, 즉 완성차 생산을 늘리지 않으면서 부품 주문도 줄어든 겁니다.

작년 결산배당도 주당 600원으로, 시장 기대(800원)을 밑돌았습니다. 앞으로도 배당성향을 20~25% 수준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익이 성장하면 배당을 더 주겠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매출 가이던스부터 작년 대비 3.9% 증가한 8조7200억원에 그칩니다. 작년에 수익성을 짓누른 요인들이 올해도 이어진다고 본 겁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더딘 물량 회복과 선제적인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 회복은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기대 이하의 실적과 배당에 더해, 밝지 못한 가이던스까지 나오자 증권가에선 HL만도의 목표주가를 줄하향했습니다. 컨센서스는 실적 발표 전 5만3385원에서 하루만에 4만9750원으로 6.81% 하향됐습니다. 만도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20개 증권사 중 9개가 목표주가를 내렸습니다.
[마켓PRO] 자동차 랠리서 소외된 HL만도…언제쯤 키 맞추려나?

일감 충분하고, 내년엔 생산능력도 늘어나…성장·수익성 회복할까

그나마 수주 실적 호조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만도의 작년 수주액은 16조6000억원으로, 목표치 14조4000억원을 웃돈 사상 최대치였습니다. 수주잔고는 49조원에 달합니다. 경기가 회복되기만 하면 성장을 재개할 충분한 일감이 확보돼 있다는 뜻입니다.

내년에는 외형 성장가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만도 스스로도 매출의 2년 평균 성장률(CAGR)을 7.8%로 제시했다고 합니다. 올해는 주춤하지만, 내년에는 외형이 올해 대비 12%가량 성장한다는 겁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이던스에서도 중국과 북미 지역의 매출액 성장을 공격적으로 잡았다”며 “내년에는 이 지역들에서 20%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두 지역 인근에서 생산능력으 크게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 법인인 HL클레무브 공장이, 내년에는 멕시코 신공장이 각각 양산을 시작합니다. 멕시코 신공장 양산에 맞춰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공장도 가동에 들어가 판매 물량 증가가 기대됩니다.

다만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EV) 관련 수주가 증가한 국면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 나타나 해당 부누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과거 대비 커졌다”며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내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